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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양주 입문자들이 주방문을 언급할 때 멥쌀, 건식 멥쌀가루, 습식 멥쌀가루를 구별하지 않은 채 계량하는 것을 종종 본다.

 

그럼, 왜 구별을 해야할까?

이는 멥쌀, 건식 멥쌀가루, 습식 멥쌀가루가 갖고 있는 수분함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확기 벼의 수분함량은 보통 22∼25%이다. 이처럼 높은 수분함량은 15%가 되도록 말려야 한다. 14% 이하가 되면 저장에는 좋으나 밥맛이 크게 떨어지고, 17% 이상으로 건조하면 도정효율이 높아지고 식미도 좋으나 변질되기 쉽다."

출처: 농사로,https://www.nongsaro.go.kr/portal/bsFileDownload.do?ep=a5gb/CMEYLclIUPoWw9/DZpAzn2z8@sWTCNA5pR4wDUDKUkH@ZzpB00NRQyDDbW6r/BD1mimyxS24DCPRsGqxQ!!

 

멥쌀은 벼를 수확하여 낱알로 탈곡한 뒤 저장 목적으로 수분함량 15%가 되도록 건조시키고, 쌀을 출고하기 전 도정한다.

즉, 우리가 구입하는 쌀은 잘 보관된 쌀이라면 수분함량은 15% 내외라 보면 될테다.

단, 이 수분함량은 위 자료에 의한 도정 전 햅쌀 기준이며 품종, 도정 공정, 보관 기간 및 환경에 따라 수분함량은 달라질 수 있을테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쌀가루(건식 멥쌀가루)의 함수율이 어떤지는 이를 조사한 논문이 있더라.

"시중에서 유통되는 쌀가루의 경우 수분함량은 7.64-14.97% 범위를 보였고"

출처: 논문,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658759

 

즉, 논문에 의하면, 건식 멥쌀가루의 수분함량은 7.64~14.97%로 제품 별 차이가 크다.

수분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과 가장 적은 제품의 수분함량 차이는 7.33%로 거의 2배에 달한다.

모든 제품에 수분함량이 표기되어 있는지는 조사해보지 않아 알 수 없다.

실제 유통되는 쌀가루의 수분율은 유통 중 변질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이 범위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하는 제품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이 논문에서 조사한 제품들의 수분함량은 그렇지 않은 것이 좀 의외다.

상기 논문의 Table.1에서 발췌한 시판 쌀가루의 수분함량

 

 

습식 멥쌀가루는 멥쌀을 계량한 뒤 깨끗이 씻어 불린 뒤 빻아 가루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추가되며, 수분함량은 증가한다.

내 경험으로는 멥쌀 1kg를 씻어 불린 뒤 방앗간에 가서 가장 곱게 2번 빻은 습식 멥쌀가루는 약1.25kg다.

여러 번 해봤지만 조금의 오차는 있지만 대략 그 수준인 것을 확인했다.

이 때 2번 빻지 않고 1번만 빻으면 수분함량은 조금 더 늘 것이다.

(단, 품종, 도정한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보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달라질 수도 있을테다.)

 

멥쌀 1kg의 수분율이 15%라 가정했을 때 이 멥쌀에서 수분은 150g이다.

그리고 습식 멥쌀가루는 수분이 약250g 증가했으므로, 습식 멥쌀가루에서 수분은 약400g이 된다.

결국 습식 멥쌀가루 1.25kg 중 수분이 약400g이니 수분함량은 약32%라 볼 수 있다.

 

자, 그럼 이 데이터를 표로 정리해보자.

유형 총 무게 수분함량 수분 무게 수분 외 무게
멥쌀 1kg 약15% 약150g 약850g
건식 멥쌀가루 1kg 7.64-14.97% 76.4~149.7g 850.3~923.6g
습식 멥쌀가루 1kg 약32% 약320g 약680g

 

주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재료의 비율이다.

곡물과 수분의 비율도 그 중 하나다.

대개의 주방문에서는 쌀가루를 쓸 때 멥쌀 일정 양 또는 무게를 계량한 뒤 그 쌀을 깨끗이 씻어 불린 뒤 빻아 쓰라 하는 경우가 많다.

즉, 이런 경우는 습식 멥쌀가루다.

 

멥쌀 1kg, 물 5kg로 죽을 쒀 밑술하는 주방문을 예로 들어보자.

 

<방법.1>

멥쌀 1kg를 계량하여 물에 씻어 불린 후 물을 빼고 방앗간에 가서 곱게 2번 빻아온 습식 멥쌀가루의 무게는 약1.25kg로 물이 약250g 증가한다.

이 습식 멥쌀가루에 물 5kg를 넣으면 멥쌀 1kg와 물 5.25kg가 된다.

멥쌀의 수분함량은 약15%이므로 멥쌀에서 수분을 제외한 무게는 약850g이고, 멥쌀의 수분함량과 나머지 물을 합하면 수분은 총 5.4kg가 된다.

이 때 죽 재료에서 수분을 제외한 무게와 수분의 무게 비율은 850g:5.4kg으로 약 1:6.35 비율이다.

 

<방법.2>

습식 멥쌀가루 1kg를 계량하여 물 5L를 넣으면 이 때 습식 멥쌀가루의 수분율을 약32%라 가정하면 수분을 제외한 무게는 약680g이고, 습식 멥쌀가루의 수분함량과 나머지 물을 합하면 수분은 총 5.32kg이 된다.

이 때 죽 재료에서 수분을 제외한 무게와 수분의 무게 비율은 680g:5.32kg으로 약 1:7.82 비율이다.

 

이처럼 <방법.1>과 <방법.2>의 죽 재료 무게에서 수분을 제외한 무게와 수분의 무게 비율 차이는 꽤 크다.

 

본인이 설계한 주방문으로 술을 빚는다면 계량 기준이 멥쌀이든, 건식 멥쌀가루든, 습식 멥쌀가루든 상관없지만, 타인이 설계한 주방문을 따라 빚을 땐 본인이 쓰기 편하다고 멥쌀이 아닌 건식 멥쌀가루나 습식 멥쌀가루를 쓰려면 이처럼 수분함량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죽이나 범벅을 할 땐 수분함량에 따라 결과물의 호화도 및 급수비율의 차이가 클 수 있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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