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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빚어보는 단양주 + 송순 

개요 

목표 

  • 술 빚을 때 부재료를 처음으로 써보는 술이다. 부재료는 송순이다.
  • 주발효 시 보쌈을 하며, 냉각 후 한여름의 실온에서 후발효한다.
  • 후발효가 종료되면 바로 거른다.

주방문 

  • [8/15.목] 술(고두밥) = 찹쌀(8kg) + 물(6L) + 누룩(1kg) + 밀가루(300g) + 송순(10g)
  • 쌀:물:누룩:밀가루=8:6:1:0.3

재료 설명

  • 찹쌀: 백옥찰(노은정미소, 23년 햅쌀, 6/25 주문, 도정일자 1주 이내)
  • 누룩: 송학곡자(우리밀)과 진주곡자(앉은키밀) 각1kg 씩 섞어서 사용. 8월 4일부터 배란다에서 법제한 누룩에 물 2L를 섞어 수곡으로 씀. 여름이다보니 좀 습해서 그런지 퀴퀴한 누룩 냄새가 살짝 난다.
  • 송순: 수도물을 갈아주며 6일간 담궈두고 쪄서 말린 송순 10g을 5월 8일 부터 2L 생수병에 넣어 냉장고에서 냉침시켜 우려낸 물만 커피 필터에 걸러서 씀. 냉침한 물에서 솔 향이 난다.
    송순 무게는 쌀 대비 0.125%에 해당하며, 아마 술을 걸렀을 땐 송순 향은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 물: 스파클 생수
  • 밀가루 (밀꽃이야기 토종 우리밀 백밀)
  • 술독: 20L 페트병을 쓰려 했으나 남는 20L 페트병이 없어 22L 페트병을 씀.

공정설계

  • 송순은 수도물을 갈아주며 6일간 담궈두고 쪄서 말린 송순 10g(쌀 대비 0.125%)을 2L 생수병에 넣어 냉장고에서 약 3개월간 냉침시켜 우려낸 물만 커피 필터에 걸러서 쓴다.
    이번에 쓰는 송순은 5월 8일에 냉장고에서 냉침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3달 이상 냉침시킬 목적은 아니었고 술 빚는 시기가 점점 미뤄졌을 뿐이다.
  • 찹쌀:누룩=100:12.5의 비율로 단양주를 빚어본다. 지난 번에도 발효에는 문제가 없었다.
  • 물은 쌀:물=8:6의 비율로 쓴다. 쌀 대비 물 75%다.
  • 수곡 만들 물은 실온의 생수를 그대로 사용한다. (끓인 뒤 식힌 탕수가 아님)
  • 누룩 무게 1kg의 2배의 물 2L에 누룩을 모두 넣고 28℃ 쯤의 실온에서 불려 수곡으로 쓴다.
    불리기 시작하는 시점은 쌀을 씻어둔 뒤 바로 불려두고 고두밥을 식혀 수곡을 거를 때 까지 한나절(12시간) 이상 하루 이내로 불려 쓰며, 불리는 동안 3~4번 정도 거품이 날 정도로 강하게 저어줘서 산소를 공급해준다.
    나머지 분량의 물은 수곡을 거름망으로 짜낼 때 쓰는데, 쓰기 전날 밤에 냉장고에 넣어둔다.
    즉, 수곡 만들 때 쓴 물 2L 외에 나머지 물 4L는 모두 냉장한 찬 물을 쓴다.
    이 중 물 2L는 송순을 불려둔 물이다.
  • 불린 쌀의 물을 빼기 전에 수곡에 밀가루를 넣음. (밀가루 넣는 시기 실험)
  • 고두밥의 중심부 품온은 체온 수준까지만 식혀 쓴다.
    고두밥 중에서 주변부의 품온은 더 낮을테고, 실온의 수곡과 냉장된 생수와 함께 섞으면 술덧은 결국 25℃ 이하로 식혀질 것이다.
  • 거른 밑술에 식힌 고두밥을 넣고 약 30분간 치대어 술독에 안친다.
  • 술독은 보쌈하여 주발효시키고, 품온이 정점을 찍으면 냉각시킨 뒤 실온에서 후발효한다.
  • 실온은 낮에는 30℃쯤, 밤에는 28℃쯤 될 것이다.
  • 후발효가 종료되면 바로 거른다.

 

술 빚기

2024.08.14.수.23:30

  • 내일 빚을 찹쌀 8kg를 씻어 불려둠.
  • 내일 빚을 누룩 1kg를 실온의 생수 2L에 수곡으로 불려둠.

2024.08.15.목.09:30

  • 수곡에 밀가루 300g을 넣어 섞음.
    밀가루는 젖산균이 술덧에 번식하는데 도움을 줌.
    너무 일찍 넣으면 젖산균이 너무 많이 번식할까봐, 고두밥과 함께 넣으면 덜 번식할까봐 밀가루 넣는 시기를 조절해 봄.
  • 불려둔 찹쌀을 씻어서 채반에 받쳐 물을 뺌.

2024.08.15.목.11:00

  • 찜솥에 물 5L 넣고 팔팔 끓인 후 고두밥을 찌기 시작.
  • 5되 찜기와 3되 찜기에 불린 찹쌀 8kg를 나눠 담은 후 5되 찜기를 아래층, 3되 찜기를 위층에 올리고 강불로 찜.
  • 중불로 낮출 시점을 점검하기 위해 [찜+25분]으로 타이머 맞춰 둠.

2024.08.15.목.11:20

  • 강불로 찌고 있었다 생각했는데, 뒤늦게 약불로 줄여둔 것을 발견하고 다시 강불로 올렸음.
  • 이 때문에 고두밥 찌는 시간은 10분 더 연장하기로 함.
  • 타이머는 [찜+35분]으로 다시 맞춰 둠.

2024.08.15.목.11:45

  • 타이머를 맞춰둘 때 실수로 '오전'이 아닌 '오후'로 맞추는 바람에 알람이 울리지 않은 채 10분이 지났다.
  • 다행인건지 아직 뚜껑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 불을 중불로 줄이고 찜기 아래 위를 바꿈.
  • 타이머는 [찜+55분]으로 다시 맞춰 둠.

2024.08.15.목.11:55

  • 위층 고두밥, 아래층 고두밥을 모두 맛을 보니 다 익었음.
  • 약불로 잠시 뜸 들임.

2024.08.15.목.12:00

  • 고두밥 다 찜. 불 끔.
  • 1시간 동안 쪘지만, 불조절 실수로 초반 20분 동안 강불이 아닌 약불로 쪘으므로, 평소처럼 쪘다면 뜸 들이는 시간을 포함해도 대략 50분 정도 찐 셈이 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두밥을 먹어봤을 때 설익은 느낌이 없고 다 익었고 꼬들꼬들했다.
    다음에 고두밥을 찔 때는 찌는 시간을 조금씩 줄여봐야겠다.

2024.08.15.목.12:15

  • 고두밥을 펴서 식히기 시작.
  • 품온 센서를 고두밥 중심부에 꽂아두고 30℃까지 식으면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함.

2024.08.15.목.14:30

  • 고두밥이 30℃로 식음.
  • 어제 23시반부터 수곡으로 불리다가 10시간 지난 오늘 아침 9시반에 밀가루를 넣은 뒤 거품이 더 많이 났다.
    총 15시간 불린 수곡의 상태는 다음과 같음.

  • 늘 하던대로 수곡을 걸렀는데, 거르고나서 생각해보니 이번 술은 발효가 끝나면 바로 거를 예정이므로 실온 숙성 기간을 좀 가져갈 술이 아니라서 그냥 밀기울도 같이 발효시키기로 함.
  • 냉장고에서 보관한 생수 2L, 냉장고에서 송순을 냉침시킨 생수 2L를 밑술에 섞음.

  • 고두밥과 수곡과 나머지 물을 20여분간 치댄 후 22L 술독에 안침

2024.08.15.목.15:30 → 술 안침

  • 품온 21.0℃, 실내온도 27.5℃
  • 품온 센서는 술덧의 중앙 윗면에서 약 15cm 깊이에 넣음.

2024.08.16.금.11:50 (술 안친지 20시간)

  • 품온 28.3℃, 실내온도 29.1℃
  • 품온이 계속 오르고 있다.
  • 보쌈을 열어보진 않았다.

2024.08.16.금.23:20 (술 안친지 1일 8시간)

  • 품온 30.7℃, 실내온도 29.8℃
  • 술덧이 조금 가라앉았고, 술덧 하단에는 당화된 술이 많아졌다.
  • 술덧이 끓어 올랐다 내겨간 흔적은 별로 없다.
    술덧을 안칠 때 눌러 담지 않았기에 고두밥 사이에 빈 공간이 많았다.
    그 공간으로 인해 술덧은 끓더라도 부풀어 오르는 높이가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으로 보인다.

2024.08.17.토.15시 (술 안친지 2일)

  • 품온 33.7℃, 냉각수 27.4℃.

2024.08.18.일.15:30 (술 안친지 3일)

  • 품온 36.8℃, 냉각수 27.1℃.
  • 이제 품온 상승 기울기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 아래 층에 고두밥이 없는 술의 층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 이 정도 상태라면 오늘 밤에 냉각시켜주면 될 것 같다.

2024.08.18.일.22:30 (술 안친지 3일 7시간) → 주발효 종료 & 냉각 시작

  • 품온 36.6℃, 냉각수 27.3℃.
  • 술독은 면포 위에 비닐로 덮고 고무줄로 묶어서 봉한 뒤 얼음물에 담궈 냉각 시작.

주발효 종료 뒤 냉각 시작하기 전 모습

2024.08.19.월.09:30 (술 안친지 3일 18시간)

  • 품온 17.6℃, 냉각수 12.8℃.
  • 품온은 점점 낮아지고 있고, 냉각수 온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른 오후에 15~16℃ 쯤에서 품온과 냉각수가 만난 뒤 품온이 다시 오르겠지 싶어 얼음을 더 넣어주지는 않았다.
    이대로 품온이 실내온도 수준으로 올라올 때 까지 그대로 둘 예정이다.
  • 26번술의 덧술을 주발효 뒤 냉각시킬 때 실내온도 센서를 냉각수에 담궜더니 냉각수 온도 변화 추이를 보면 얼음병을 교체해줘야하는 시점을 좀 더 잘 예측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냉각시킬 땐 실내온도 센서를 냉각수에 담궈야겠다.

2024.08.19.월.12:44 (술 안친지 3일 21시간)

  • 품온 16.3℃, 냉각수 16.3℃.
  • 품온과 냉각수온이 만났다.
  • 15℃대 이면서 16℃에 가까운 후반에서 만날까 싶었는데, 이 날씨에는 16.3℃까지가 한계였나보다.
  • 이제 품온은 계속 올라갈테다.
  • 이대로 품온이 실내온도 수준으로 올라올 때 까지 뒀다가 꺼내 실온에서 후발효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2024.08.19.월.15:30 (술 안친지 4일)

  • 품온 16.9℃, 냉각수 18.2℃.
  • 냉각수의 온도가 오히려 더 빠르게 상승중이다.
  • 하지만, 술독을 냉각수 밖으로 빼면 품온이 지금보다 더 빨리 상승하겠지.

2024.08.20.화.15:35 (술 안친지 5일)

  • 품온 25.9℃, 냉각수 25.9℃.
  • 품온이 냉각수를 따라잡았다.

2024.08.21.수.00:30 (술 안친지 5일 9시간) → 냉각 종료 & 후발효 시작

  • 품온 27.4℃, 냉각수 27.1℃.

2024.08.23.금.23:12 (술 안친지 + 8일 8시간)

  • 가운데 술 층이 이전보다 맑아졌다.
  • 수곡에서 밀기울을 거르지 않은채 그대로 써서 발효시키고 있기 때문에 술의 색이 빠르게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2024.08.24.토.18:30 (술 안친지 + 9일 3시간)

  • 술독을 흔들어줌.

2024.08.31.토.11:59 (술 안친지 + 15일 21시간)

  • 고두밥이 대부분 가라앉음
  • 술독을 툭툭 쳐봐도 기포가 보이지 않으니 발효가 끝난 것 같다.
  • 오늘이나 내일 쯤 걸러야겠다.

2024.09.01.일.16:00 (술 안친지 + 17일)

  • 고두밥이 대부분 가라앉음
  • 오늘은 술 거르는 날

품온 변화 그래프

  • 2024년 8월 15일 15:30, 품온 21.0℃, 실내온도 27.5℃ → 술 안침. 주발효 시작.
  • 2024년 8월 18일 22:30, 품온 36.6℃, 냉각수 27.3℃ → 주발효 종료 & 냉각 시작
    (내가 제어해야 할 변수는 실내온도가 아니라 냉각수라서 센서를 냉각수에 담금)
  • 2024년 8월 19일 12:04, 품온 16.3℃, 냉각수 15.7℃ → 품온 최저점
  • 2024년 8월 21일 00:30, 품온 27.4℃, 냉각수 27.1℃ → 냉각 종료 & 후발효 시작
    실내 온도는 대체로 27~30℃를 유지하는 중.
    품온 센서를 뺐으므로, 품온 그래프는 여기까지.

술 거름

2024.09.01.일.17시 (술 안친지 + 17일 1시간반)

  • 위에 뜬 술맛을 보니 단맛과 신맛이 꽤 있다.
    송순을 냉침한 물에서는 향이 꽤 진하게 났었는데, 송순 향은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다음에도 송순을 넣으려면 쌀 대비 송순의 비율을 늘려봐야겠다.

  • 거를 땐 너무 꽉 힘줘 짜지는 않았고, 이번 술은 수곡을 걸러서 쓰지 않았기 때문에 지게미가 꽤 많이 나왔다.
  • 바닥에는 밀가루를 포함한 밀기울의 생전분이 가라앉아서 엉겨붙은 술덧은 술 거를 때 쓰지 않고 버렸다.

  • 1차 거름망으로는 40메쉬, 2차 거름망으로는 200메쉬를 썼다.
  • 전내기(원주)는 500mL 17병, 1L 3병과 2/3만 채운 1L 1병 나왔다.

  • 뒷정리 후 탁주를 마셔보니 거르기 전에 본 맛에 비해 맛과 향의 스펙트럼이 조금 더 넓어진 것 같다.
    단, 술을 삼킨 후 쓴 맛이 좀 남는다.
  • 담엔 급수비율은 더 높이고, 누룩은 더 줄여봐야겠다.
  • 술병은 모두 술장고에 넣었다.

평가

2024.09.04.수 (술 거른지 + 3일)

  • 술 거른 날 맛을 봤을 땐 술을 삼킨 후 쓴 맛이 좀 남았었다.
    피니쉬가 쓴 맛으로 남다보니 술맛에 나쁜 영향을 줬었다.
  • 3일간 냉장 숙성 후 오늘 술 맛을 보니 그 쓴 맛이 느껴지지 않으며, 참외향도 난다!
    차게 해서 마시니 단맛은 죽이고 신맛은 키워 나름 산미에 한 발 담근 것 같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