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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8/31)에 aT센터에서 A Farm Show 2024가 열렸다.
온라인에서는 교류가 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여태 교류가 없었던 양수리양조장 김광영 대표님을 뵈러 잠시 들렀다.
양수리양조장 김광영 대표님, 백록주가 이현일 대표님, 양양술곳간 안상호 대표님을 뵙고 술 빚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술을 빚을 때 맛과 향이 그리 맘에 들지 않고, 특히 신맛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 내 술의 맛을 보여드리고 일기도 보여드렸다.
일단, 세분께서 내 술에 대해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셨다.
조언을 해주신 분을 콕 찍어 어느 분의 조언인지는 일부러 뺐고, 민감한 정보도 일부 뺐다.
- 어느 한 분은 연잎과 연꽃 쓸 때의 팁을 알려주셨다.
- 두 분께서 밑술이든 덧술이든 주발효 때의 품온을 너무 높이면 효모가 스트레스를 받아 활동성이 저하된다 하셨다.
(처음엔, '사멸'한다 표현 하셨지만 이야기 중 활발하게 발효를 하지 못한다고 정정하셨다.) - 한 분은 품온을 35℃ 넘기지 마라 하셨고, 또 다른 한 분은 30℃를 넘기지 마라 하셨다.
- 어느 한 분은 술덧을 안칠 때의 품온은 20℃ 쯤이 좋다 하셨다.
- 어느 한 분은 보쌈법으로 빚는 술과 보쌈하지 않은 채 실온에서 빚는 술에는 맛의 차이가 있고, 내 술은 실온에서 빚었을 때 잘 발현되는 그 특유의 맛이 없다 하시더라.
- 나도 보쌈하지 않은 채 실온에서 발효시켰을 때 그 특유의 씁쓸한 맛이 취향에 맞지 않아 대개 보쌈을 한다 했더니 맞다고 동의해주셨다.
- 어느 한 분은 밑술(또는 중밑술)은 죽이면 24시간, 범벅이면 36시간, 고두밥이면 48시간 이내에 목표온도까지 끌어올리고 바로 최대한 빨리 냉각시켜라 하셨다.
이 때 실내온도가 낮은 곳에서 품온 상승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전기방석을 쓰면 좋다고도 하셨다.
냉각시킬 땐 뚜껑을 열어놓고 술덧을 저어주면 더 빠르게 냉각시킬 수 있다.
냉각이 완료되는 시점에 덧술을 하고, 만약 사정 상 덧술 시기가 지연되면 밑술을 0~4℃ 수준의 냉장고에 넣어서 보관하면 좋다 하셨다. - 어느 한 분은 고문헌의 술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 어느 한 분은 페트병이나 스텐 식깡 대비 옹기 항아리에서 빚은 술이 더 좋다 하셨다.
- 어느 한 분은 자연발효형 누룩과 공장형 누룩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 두분께서 술은 냉각 후 저온에서 오랫동안 후발효하는 것이 좋다 하셨다.
한 분은 15℃에서 한다 하셨고, 또 다른 한 분은 18℃에서 한다 하셨다. - 한 분은 젖산으로 맛있는 신맛을 내기 위해서는 저온 발효를 해야 하고, 본인이 빚는 주방문과 공정에서 신맛이 발현되는 조건을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하셨다.
그 분은 마지막 덧술 후 18℃에서 후발효를 하면서 40~43일째 될 때 젖산 발효를 마무리하는데, 그 시기가 되면 몇 시간 마다 수시로 술의 맛을 보고 딱 원하는 신맛이 나왔을 때 술을 거른다 하셨다.
어떤 때는 그 시점이 잠도 못자고 새벽 3시인 적도 있다 하셨다. - 어느 한 분은 술을 빚을 때 누룩 2가지를 섞어 쓴다고도 하셨고, 그 비율도 알려주셨다.
박람회에 참가한 양조장 입장에서는 관람객이 너무 없어 한산한 분위기라 민망할 정도였지만, 나처럼 관람객이면서 양조장 대표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은 기회를 잡은 운 좋은 사람도 있었던 자리였다.
마지막으로는, 구매한 술이다.



확실히 프로의 술은 맛있다.
나 같은 초보 아마추어의 술과는 그 차이가 매우 크다.
다른 양조장의 술도 몇 가지 맛을 봤는데, 내 입맛엔 맞지 않아 구매하지는 않았다.
그나저나 어제도 단양주 하나 걸러서 술장고에 넣었더니 술장고가 다시 거의 다 찼다.
빚은지 4달 된 이양주도 이제 거를 때가 됐는데, 걸러봐야 넣을 자리가 없다.
지금 빚고 있는 삼양주만 마무리한 뒤 한 동안은 술 빚기를 멈춰야겠다.
이제 슬슬 올 겨울에 빚을 술을 구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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