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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공부를 하면서 가장 먼저 구매한 책이 '한국 전통주 교과서 (2판)'이다.
[참고.1]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609432
이제 막 전통주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기초 개념을 잡을 때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표지에 "쌀된 되로 물도 돼야"라는 문구가 있다.
그리고, 책 p54 하단에서 "쌀과 물의 부피를 같은 용기를 사용함으로써 비율을 같게"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의 도량형은 체계적으로 표준화하여 전국 방방곡곡의 집집마다 보급되지 않은 상태였을테다.
그러다보니 무게든 부피든 계량할 때 마다 오차가 있을 수도 있었을테다.
그러니 술을 빚을 때는 쌀을 계랑할 때도 물을 계량할 때도 동일한 됫박이든 사발이든 뭐든 동일한 계량 용기를 쓰라는 의미일테다.
그런데, 책의 내용 중엔 이런 맥락이 아닌 다른 문구도 있다.
아래 인용 문구는 내가 술만사 카페에서 작성한 댓글이다.
[참고.2] https://cafe.naver.com/homebrewing/22599
저는 아직도 전통주 교과서(2판)의 그 문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https://cafe.naver.com/homebrewing/20640
책 p54 하단에서 "쌀과 물의 부피를 같은 용기를 사용함으로써 비율을 같게"라고 하고 있죠.
즉, 부피 기준으로 동일한 용기로 계량하는 것은 "쌀 된 되로 물도 돼야"의 문구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해석이 맞다고 봅니다.
쌀 1되, 물 1되, 누룩 1되를 계량하는 것 처럼 됫박은 그 시대의 부피를 계량하는 표준 도량형입니다.
그 논지는 됫박에 담는 것이 무엇이든 상관없고 같은 됫박(용기)으로 계량하여 재료의 비율을 유지하기만하면 된다는 취지라고 이해했습니다.
즉, 그 용기가 300ml짜리 컵이든, 1L 짜리 사발이든, 5L 짜리 양동이든 상관없이 비율을 유지하면 된다는 뜻이라 봅니다.
그러니 고문헌에서 쌀10되, 물10되, 누룩1되라 되어 있으면 편하게 쌀10L, 물10L, 누룩1L로 쓰면 비율이 유지되며 빚으려는 술의 용량에 맞게 비율대로 조정해서 절반용량으로 하려면 쌀5L, 물5L, 누룩0.5L로 하면 된다는 것이죠.
여기까지는 쉽습니다.
하지만, 이후 p309의 주방문 예에서는 "멥쌀 1L(1kg)"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p310에서는 "찹쌀 4L(4kg)"이라고 설명하고 있네요.
왜 물도 아닌 쌀 1L가 쌀 1kg와 같은지에 대한 설명을 저는 그 책에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못찾았구요.
찾으신 분 계시면 좀 알려주세요.ㅜ_ㅜ
이젠 그냥 쌀:물=1kg:1L 비율로 술을 빚고 있을 뿐이네요.^^;
류인수 소장님께서 저희의 우문에 대한 현답을 주시기를 기대해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인 류인수 선생님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쌀 1kg과 물 1리터 술을 빚으면 몇리터의 술이 나오는지 실험해보시고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해 술을 빚으면 됩니다.
그래도 답을 드리면
1. 우리는 술을 kg으로 먹지 않아요. 부피로 되어있죠. 그래서 무게를 부피로 생각하면 최종 술의 양을 빠르게 알 수 있습니다. 말씀처럼 쌀 1리터는 1kg이 아니라 차이는 있지만 930~960g정도가 나옵니다. 1리터가 아니죠. 그런데도, 책자에는 쌀 1kg을 1리터라고 했죠. 그 이유는 오차가 있어도 최종 술덧 양을 즉각적이고 빠르게 추정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즉, 쌀 14kg과 물 20리터로 술을 빋으면 몇 리터가 나올까요? 라는 것을 단위가 달라도 바로 술덧량을 알수있고 준비해야하는 발효조의 부피, 내가 마실 수 있는 술양 등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죠. 처음 술을 빚는 분들은 이러한 것을 토대로 나만의 방법을 찾아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2. 쌀로 술을 빚을때, 침미 과정에서 흡수된 물 양은 계산해도되고 계산하지 않아도 됩니다. 쌀이 기본적으로 가지고있는 수분율은 품종, 도정정도와 시기, 습도 등에의해 달라지기 때문에 항상 일정하지 않죠. 그렇기때문에 항상 술을 제조할 때 침미 전후의 무게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기록을 살펴보면 평균 수분율이 잡히겠죠. 평균 몇%의 수분을 흡수한다라는, 그렇기때문에 꼭 수분흡수율까지 계산하지 않아도, '당연히 있는' 수분은 포함하지 않아도 결과물의 양을 크게 변하지 않기때문에 굳이 수분흡수된 물을 양을 레시피에 반영해 어렵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누군가와 술 레시피를 이야기할때 어떠한 규칙은 있는게 좋겠죠. 쌀 10에 물 10이 들어갔다고하면, 아 1:1정도에 최종 술덧양이 20리터정도 되겠구나 하면되지, 그 쌀이 불리기 전 쌀이야? 불린쌀이야? 라고 물어볼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업양조에서는 좀 더 꼼꼼하게 오차없이 술을 제조하는게 좋겠죠. 아주 미세한 양이 최종 술에 많은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답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쌀 1L는 쌀 1kg가 아닌 것은 명징하다.
결국 저자 의도는 가양주 빚을 때 좀 더 편하게 빚으라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고전 주방문의 '1되'라는 단위를 해석할 때는 현대의 '570mL'로 변환하는 것을 안내하고 있는 국립농업과학원의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참고.3] https://koreanfood.rda.go.kr/kfi/alcoholData/data1?menuId=PS03556
나도 가양주 입문 이후 주방문을 무게 단위로 다루고 있다.
부피로 계량하는 것 보다 저울을 사용하여 무게로 계량하는 편이 더 편하고 오차도 적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의 도정 기술이 현 시대의 도정기술보다 덜 발전했을테니 조선시대의 백미 쌀알에는 현 시대의 10분도 백미보다 쌀겨가 더 많았을테다.
계량할 대상인 쌀의 도정 상태, 쌀의 보관 상태, 얼마나 많은 싸래기가 있는지 등이 조선시대와 현시대가 많이 다를테니 같은 계량 단위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을테다.
그러니 고전 주방문에서 쌀 1되를 쓰라고 하는 주방문의 술을 빚을 때 현 시대의 쌀 1kg로 대체하려면 쌀을 더 많이 쓰는 셈이 될 것이라 본다.
0분도 현미 대비 10분도 백미의 중량은 92%로 8%의 쌀겨를 깎아낸 상태로 정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그 추정을 뒷받침할 수 있을테다.
현백율 이외에도 갓 도정한 쌀인지, 도정한지 오래된 쌀인지에 따라서 쌀을 어디서 어떻게 보관했는지에 따라 쌀의 수분율도 달라질 수 있다.
쌀의 수분함량은 검색해보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대략 15% 쯤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쌀의 수분함량이 바뀌면 쌀 무게 대비 전분의 양도 바뀔테니 같은 쌀을 써도 갓 도정한 상태의 쌀을 무게로 계량했을 때와 그 쌀을 그대로 보관했다가 수분함량이 줄었을 때 쌀을 무게로 계량해서 쓴다면 전자와 후자에 포함된 전분의 함량은 같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조선시대의 누룩과 내가 쓰고 있는 대형 곡자회사의 누룩의 당화력과 발효력은 다를 수 있을테다.
식품첨가물공전에서 정하는 누룩(곡자)의 당화력은 300SP 이상으로 정하고 있기에 대형 곡자회사의 누룩은 대개 300~400SP 수준으로 알고 있다.
이는 실제 내가 진주곡자와 송학곡자에 전화해서 문의했을 때 답변받은 내용이다.
[참고.5] https://dspman.tistory.com/180
그런데, 대형 곡자회사의 누룩이 아닌 소량 생산 누룩 또는 자가누룩들의 당화력은 300SP 보다 훨씬 강한 경우도 있다.
그러니 조선시대 누룩의 당화력이 현 시대의 대형 곡자회사의 누룩보다 더 좋았을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의 고전 주방문에 기록된 누룩 1되(570mL, 400g)를 쓰는 주방문의 술을 빚을 때 현 시대의 대형 곡자회사의 누룩을 쓰려면 양을 더 써야할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고전 주방문의 술을 복원해보려면 이러한 내용들을 포함하여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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