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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술을 처음 빚어보는 초보 가양주인이다.
제목 앞의 [1]은 이번 술이 첫번째 술이라는 것을 기재하기 위한 번호이다.
(나의 글을 누군가 참고하는 경우에는 내가 매우 초보라는 점을 감안해서 보기 바란다.)
양주일지를 써두면 지난 번엔 어떻게 했었더라 하면서 기억에 의존하기 보다는 지난 번에 썼던 일지를 보면 도움이 된다.
그 과정에서 지난 번엔 이렇게 했을 때 저런 문제점이 있었으니 이번엔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도 해보고 조언도 받아보고 문제점을 해결해가고자 한다.
나도 초보지만, 나보다 더 초보인 이제 입문하는 가양주인이 이 글을 보고 배울 것이 있거나, 나보다 더 술을 잘 빚는 선배들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쓴다.
주방문
- [10/15.토] 밑술(범벅) = 멥쌀(500g, 건식) + 물(1.25L, 스파클 생수) + 누룩(200g, 송학곡자/우리밀)
- [10/16.일] 덧술1(범벅) = 멥쌀(500g, 건식) + 물(1.25L, 스파클 생수)
- [10/17.월] 덧술2(고두밥) = 찹쌀(1.5kg, 21년/동진찰)
- [11/8.화, 덧술2 + 3주 1일] 술 거름
작업일지
밑술 시작
2022.10.15.토.
- 첫 가양주 시도라 모든 것이 생소하다.
- 범벅 만드는 요령이 없으니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 범벅 식힌 뒤 누룩 넣고 한 20분 치대니까 밑술이 좀 부드러워진다.
- 한 30분 치대서 결국 밑술 완성.
- 밑술 입항 완료. (10/15.토.11:47)
덧술1 시작
2022.10.16.일.
- 어제처럼 범벅 만들어서 식힌 뒤 밑술과 섞어 치댐.
- 밑술이 묽어져서 밑술 때 보다 치대기는 훨씬 쉽다.
- 이번엔 골고루 풀어질 때 까지 치대서 덧술1 완성. (어제 보다는 더 짧은 시간 동안 치댄 듯)
- 밑술의 발효 상태. (10/16.일.21:23)
- 덧술1용 범벅에 덧술을 치대서 술독에 넣기 전. (10/16.일.22:41)
덧술2 시작
2022.10.17.월.아침
- 발효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 덧술2 할 때 술덧의 표면을 적외선 온도계로 측정해보니 24도 언저리로 실내 온도와 비슷하다.
- 좀 시큼한 막걸리 냄새가 났고, 기포는 약하지만 계속 올라오고 있다.
- 일단, 고두밥을 찔 찹쌀은 아침에 출근 전에 맑은 물이 나올 때 까지 약 10분간 씻어서 물에 담궈놓고 나옴.
- 덧술1 발효 상황. (10/17.월.09:29)
2022.10.17.월.밤
- 퇴근 후 바로 건져서 물로 다시 헹군 후 물 빼는 동안 물을 끓임.
- 36cm 찜통에 물 가득 넣고 물을 끓이려했는데, 물통 내부로 찜기가 쑥 들어가서 물이 생각보다 얼마 안들어감. 물의 양을 딱히 계량해보지는 않았음.
- 인덕션에 물을 끓이는데 10분 남짓만에 바로 끓음.
- 불린 쌀에서 물을 뺄 때는 쌀을 스텐 타공 채반에 담은 후 툭툭 털어 물기를 뺀 후 빨래건조대 위에 올리고 옆에서는 서큘레이터로 바람을 계속 쐬어주면서 쌀을 건조시키고 아래로 내려오는 물기는 마른행주로 채반 아래쪽을 닦아줬는데, 마른행주가 듬뿍 젖을 정도로 물기를 바로 바로 빼주니 효과가 좋은 듯.
- 빨래건조대 아래층에는 알루미늄 쟁반으로 물받이 해줌.
- 찜솥에 물이 끓어서 결국 15분 정도만 물 빼고나서 바로 찜통에 올려 고두밥 찌기 시작함.
- 한참 찌다가 불을 계속 강불로 해야하나 싶어서 구글링해보니 10분 뒤 불을 낮추라고 하길래 30분동안 강불로 찌다가 찌다가 불을 약불로 낮춤.
- 그 때 쯤 밥을 한 번 뒤집어주면서 보니 아래쪽은 밥이 물을 많이 먹어서 고두밥이 아니라 완전 찰밥이 되었길래 안되겠다 싶어 밥을 고루 뒤집어줌.
- 그러고나서 20분 더 쪄서 총 50분 정도 찐 담에 고두밥을 뒤집어보면서 확인해보고 군데 군데 밥알을 으깨보니 다 익었길래 불 끄고 5분 뜸 들인 후 식힘.
- 식히는 과정에서도 빨래건조대 펴고 그 위에 알루미늄 쟁반 올리고 그 옆에 서큘레이터 셋팅해두고 고두밥을 찜통에서 보자기 채 들어서 알루미늄 쟁반에 올리고 주걱으로 뒤집어주면서 쌀알이 흰색이 아닌 노르스름한 색으로 고루고루 수분을 빨리 말림. →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이 과정에서 노르스름하게 밥알이 건조되는 현상은 열심히 밥을 쪄서 호화시켰다가 말라 비틀어져서 노화된 상황이므로 죽 쒀서 개 준 꼴이라 함.
→ 고두밥 망했음! - 이 과정에서 빨리 밥이 식긴 하는데 쟁반과 밥이 접촉하는 아래부분에는 열이 좀 더디게 빠짐.
→ 알루미늄은 본래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금속이라 열을 빨리 식히는데는 스테인리스 쟁반보다 훨씬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음.
→ 고두밥이 수분을 잃지 않도록 보습을 해주면서 식혀야함!!! - 덧술2 완료. (10/17.월.23:35)
술 거르기
2022.11.08.화.밤.
- 1차 덧술할 때 밑술을 샤주머니에 걸러서 했었는데도 술의 입자가 콩물처럼 굵어서 2차 덧술할 때는 샤주머니보다 고운 면보로 걸러서 쓰면 어떨까 싶어 고두밥과 섞기 전에 면보로 한 번 더 걸러보려 했으나 짜 지지가 않는다!!!
→ 그래서 결국 고운 면보로 짜는 것은 포기ㅜㅜ
→ 샤주머니로 짜서 술 거르기 완료 - 거른 술은 원주 3.5L 나옴.
→ 덧술1을 거를 때 면보로 짜 보겠다고 덤볐다가 술을 일부 버렸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나왔을 것이다.
→ 아직 더 숙성시켜도 될 것을 빨리 채주해서 지개미도 많이 나왔고, 짜는데도 힘들었다.
→ 일단, 주곡+물의 양에서 대략 80%(이번 경우는 4L) 이상은 원주로 나올 수 있다고 잡아도 될 것 같다.
총평
- 실내 온도는 대체로 23~25도 유지. 실패했을 줄 알았었는데, 채주했을 때 기준으로 의외로 맛이 나쁘지 않다. 적어도 장수막걸리보다는 좋다. 원주 기준으로 알콜도수는 15도 이상으로 느껴진다. 살짝 달콤함도 남아있고, 산미도 적당하고, 정체 모를 과일향도 살짝 난다.
- 첫 술이 먹을 수 있는 술로 완성된 것 자체가 기쁘다!
- 첫 술이 완성되었을 즈음 마침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지인과 같이 잘 마셨음!
2022.11.xx.
- 언제 다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다 먹었음.
메모
-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첫 술인데도 불구하고 맛과 향이 모두 나쁘지 않다. 😃
하지만, 이 술에서 났던 향은 풋사과향이었는데 이 풋사과향은 알코올로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의 향으로 추정한다. - 밑술 > 덧술1 > 덧술2의 과정에서 각 단계가 너무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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