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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술을 2번째 빚어보는 초보 가양주인이다.

제목 앞의 [2]는 이번 술이 2번째 술이라는 것을 기재하기 위한 번호이다.

(나의 글을 누군가 참고하는 경우에는 내가 매우 초보라는 점을 감안해서 보기 바란다.)

양주일지를 써두면 지난 번엔 어떻게 했었더라 하면서 기억에 의존하기 보다는 지난 번에 썼던 일지를 보면 도움이 된다.

그 과정에서 지난 번엔 이렇게 했을 때 저런 문제점이 있었으니 이번엔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도 해보고 조언도 받아보고 문제점을 해결해가고자 한다.

나도 초보지만, 나보다 더 초보인 이제 입문하는 가양주인이 이 글을 보고 배울 것이 있거나, 나보다 더 술을 잘 빚는 선배들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쓴다.

주방문

  • [10/24.월] 씨앗술 = 멥쌀(100g, 건식) + 물(300mL, 스파클 생수) + 누룩(300g, 송학곡자/우리밀)
  • [10/27.목] 밑술(범벅) = 멥쌀(500g, 건식) + 물(1.25L, 스파클 생수)
  • [10/28.금] 덧술1(범벅) = 멥쌀(500g, 건식) + 물(1.25L, 스파클 생수)
  • [10/29.토] 덧술2(고두밥) = 찹쌀(2.5kg, 21년/동진찰)
  • [11/16.수, 덧술2 +2주 4일] 술 거름

작업일지

씨앗술 시작

2022.10.24.월.24시

  • 누룩은 1번 양조 시 사용하고 남은 누룩을 냉장 보관 후 법제하지 않은 채 쓴 송학곡자. 씨앗술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1차 양조 대비 누룩 더 적음 (주곡 대비 누룩 5.6%)
  • 실내 온도는 하루종일 23~25도 유지함.
  • 아침/저녁으로 저어주니 점도가 점점 묽어지다가 끓음.
  • 병에 귀를 대면 비내리듯이 기포가 토도도독 터지는 소리가 작게 들렸어요.

밑술 시작

2022.10.27.목.늦은밤

  • 씨앗술을 넣고 밑술을 넣을 때 까지의 주기가 3일이었는데, 이미 발효 정점을 찍은 후라 그런지 기포의 크기가 잔잔한 상태였다.
  • 이틀만에 부피가 정점 찍고 내려가고도 계속 톡톡거리면서 기포가 올라오길래 사흘을 채워 목욜날 밤에 밑술을 만들었다.

덧술1 시작

2022.10.28.금.늦은밤

  • 하루만에 또 정점 찍고 내려왔길래 금욜 밤에 1차 덧술함.
  • 5L 짜리 병에 넣어 면보를 씌워두고 뚜껑은 닫지 않았는데, 설겆이 하고 내일 고두밥 준비하려고 찹쌀 백세 후 담궈놓고 정리 다 하고 뒤돌아서 보니 5L짜리 병에씌워둔 면보까지 닿았음.
  • 15L 술독에 옮겨담고 다음 날 오전에 술독을 보니 더 끓어 오른 흔적이 남았고, 다시 가라앉은 상태 병에 귀를 대보니 토도도도도도독 열심히 기포를 내고 있음. 술 표면엔 큰 기포는 없고 잔기포만 많음. 맛을 봤더니 알콜맛이 꽤 나고 단맛은 별로 없음. 당화가 잘 안된건지, 당화는 잘 되었지만 벌써 이미 벌써 효모들이 다 먹어치운건지 알 수 없음. 발효가 빠른 듯 하여 밤에 하려던 덧술 일정을 앞당김.

덧술2 시작

2022.10.29.토.오후

  • 고두밥 덧술을 함.
  • 지난 번에 찜기 아래쪽 시루보 쪽의 고두밥들이 질게 되었던 원인을 발견함. 찜기 아래에 물을 담은 찜냄비의 높이가 얕은데 물이 끓으면서 찜기를 계속 적시는 것이 원인이었음. 결국 2단 찜기 중 1층은 비워두고 2층에만 고두밥을 올려서 찌니 그런 증상이 없어졌음. 내가 사용중인 찜솥은 아래 사진의 제품(키친아트 궁중 3단 찜냄비 36cm 3단)

  • 10~20분 간격으로 계속 고두밥을 뒤집어주면서 고루 익히려고 노력했고, 육안으로 봐도 밥알을 먹어봐도 고두밥은 잘 익었음. 총 90분을 찌고 20분 더 뜸들임. 너무 자주 뚜껑을 열어 밥을 뒤집어주고, 그 과정에서 화력도 증불로 진행해서 익히는데 오래 걸렸던 것 같음.
  • 빨래건조대 위에 갈대발 펼치고 적신 면보 펼쳐둬서 미리 준비해둔 자리에 고두밥을 펼치려고 하는데 찰밥이 엉겨붙어 잘 안 펼쳐짐. 결국 펼쳤다가 다시 두어번 뒤집어준 후에 뜨거운 물로 적신 면보를 덮어서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하면서 식힘.
  • 고두밥을 25도 이하로 식혀서 샤주머니로 거른 1차 덧술과 섞어 고두밥을 낱알로 다 떨어지게 한뒤 치대서 입항 완료. → 입항 후 술덧의 품온은 24도.
  • 뚜껑은 하루이틀 정도는 공기 잘 통하라고 면보로 덮어만 둠. 2022.11.01.화.00:56

2022.10.29.토.밤.

  • 창문도 열지 않았는데 어디서 날아온 초파리인지 모르겠지만 초파리 서너마리가 병 입구 쪽으로 모여들었길래 전기 파리채로 빠지직!
  • 그렇게 밤까지 내버려뒀는데 품온은 25도를 넘김. → 품온을 좀 더 높여줘볼까 싶어 보쌈을 해주고 이틑날인 오늘 오후에 품온을 확인해보니 27도를 넘김.

2022.10.30.일.21:30

  • 아까 낮에 27.5도까지 확인했었는데, 조금 전(21:30)에 확인해보니 27.2도.

2022.11.2.수.

  • 품온이 실내 온도와 같게 24도까지 내려왔길래 보쌈 걷어내고 술 한 번 저어줌.

2022.11.09.수.

  • 상층부 고두밥 사이에 주로 기포에 의한 공기층이 있었는데, 맑은 약주로 바뀌고 있음. 기포는 잔잔하게 가끔 올라옴.
  • 고두밥이 가라앉지 않아 잘 가라앉으라고 자주 흔들어줌. → 알고보니 자꾸 흔들어준 것이 맑은 술이 뜨지 않은 원인이었음.

2022.11.10.목.오전.

  • 2022.11.10.목.10:28

술 거르기

2022.11.16.수.늦은밤

  • 술 거름. → 나중에 알고 보니 너무 일찍 걸렸음.

총평

2022.11.16.수.늦은밤

  • (실내 온도는 대체로 22~25도 유지.) 채주해보니 위 사진에서 유리병은 1.2L, 페트병은 800ml 정도 되서 총 4.4L다. 샤주머니로 짰고, 지게미는 야구공보다 조금 큰 사과 정도 크기로 나왔다. 맛을 보니 다음과 같은 특성이 느껴진다.
    • 아로마가 거의 없어요. 아예 없지는 않은데, 너무 옅어요. 지난 번에 빚었던 첫번째 삼양주에서는 과일향이 꽤 났는데, 이번엔 그런 과일향이 거의 없고, 오히려 알콜향이 더 세다.
    • 주방문에 의하면 달다구리한 술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첫번째 삼양주 보다 덜 달아요. 제 취향은 첫번째 삼양주가 더 맞다.
    • 신맛도 첫번재 삼양주보다 덜하네요. 제 취향은 첫번째 삼양주가 맞다.
    • 목넘김이 첫번째 삼양주보다 더 거칠어요. 제 취향은 첫번째 삼양주가 맞다.
    • 목넘김 이후의 여운에 알콜 기운이 첫번째 삼양주보다 더 세다. 이건 실제로 알콜 도수가 높아서 그런 것인지 숙성이 덜 되어서 부드럽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에 대해 딱히 어느 한쪽으로 판단하기에는 좀 애매한 것 같다.
    • 병을 흔든 후 병의 안쪽 벽면에 남아있는 원주의 입자를 보면 분명 거칠다는 것이 눈으로 확인된다. 그 때문에 더 거칠게 느껴지는 면도 있을테다. 샤주머니만으로 걸러서 그렇겠지만, 이게 뭐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라 앞으로도 그냥 내가 먹을 기준이면 샤주머니만으로 짜도 큰 무리 없을 것 같다.
  • "쌀 된 되로 물도 대라"에 의하면, 쌀과 물을 같은 부피로 쓰라고 설명하고 있다. 2차 양조 후 새로 사온 햇찹쌀의 부피와 무게를 재보니 집에 있는 이케아 스텐 계량컵 (꽉 채우면 물 1.2L) 기준으로 쌀 무게가 딱 1kg 나온다. 품종에 따라, 수분 함량에 따라 무게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대략 그렇다. 즉, 주곡을 kg 단위의 무게로 측정하고, 물은 L 단위로 부피로 측정했다면, 표준 주방문은 내가 이번에 주곡 4.5kg와 물 2.8L를 쓴 방법으로는 물이 너무 적다. 그래서 물이 너무 적다 보니 알콜 도수가 너무 빨리 올랐고, 그로 인해 효모가 3주가 채 되지 않아 기포가 올라오지 않을 정도로 사멸하지는 않았을까 생각도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당화된 당분이 덜 분해되어 달달한 술이 되었어야 했는데 단맛이 부족한 이유는 냉장고에서 꺼낸 누룩을 법제하지 않은 채 바로 써서 누룩의 상태가 메롱했고, 발효조에 침전물이 많았다는 뜻은 범벅의 호화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기 때문에 공정상에서 제대로 처리를 하지 못해서 그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음 번에 쓸 누룩은 쟁반에 펴서 배란다에 널어놨다. 햇볕 쨍쨍 법제는 안되겠지만 적어도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쓰는 누룩보다는 낫기를 기대하며. 그리고, 변수를 줄이기 위해 다음 번엔 씨앗술을 빼고 해볼까 한다. 단양주도 아니고 삼양주인데 굳이 씨앗술이 필요할까 싶다.

2022.12.xx.

  • 언제 다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다 먹었음.

메모

  • 1번째 술 대비 맛과 향이 모두 미흡하다. 왜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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