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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술을 9번째 빚어보는 초보 가양주인이다.

제목 앞의 [9]이 이번 술이 8번째 술이라는 것을 기재하기 위한 번호이다.

(나의 글을 누군가 참고하는 경우에는 내가 매우 초보라는 점을 감안해서 보기 바란다.)

양주일지를 써두면 지난 번엔 어떻게 했었더라 하면서 기억에 의존하기 보다는 지난 번에 썼던 일지를 보면 도움이 된다.

그 과정에서 지난 번엔 이렇게 했을 때 저런 문제점이 있었으니 이번엔 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도 해보고 조언도 받아보고 문제점을 해결해가고자 한다.

나도 초보지만, 나보다 더 초보인 이제 입문하는 가양주인이 이 글을 보고 배울 것이 있거나, 나보다 더 술을 잘 빚는 선배들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이 글을 쓴다.

주방문

  • [2/25.토] 술(고두밥) = 멥쌀 1kg + 물 1L + 누룩 200g
  • [3/12.일, +2주 1일] 술 거름
  • 재료 상세
    → 멥쌀: 지인의 처가에서 농사지어 올려보낸 쌀(품종모름)
    → 물: 스파클 생수
    → 누룩: 진주곡자(조경밀), 수곡으로 만들어 사용.

작업일지

단양주를 한 번도 빚어보지 않아서 한 번 해봄.

2023.02.25.토.15시.

  • 쌀 1kg를 씻어 불려둠
  • 누룩을 생수 400mL에 불려둠. (뚜껑은 살짝 열어두고 덮어줌)

2023.02.25.토.21시.

  • 고두밥을 찜
  • 찐 고두밥을 큰 양푼에 덜고 그 위에 탕수(팔팔 끓는 100도의 생수) 500mL를 부어 잘 저어준 뒤 수분 증발 방지를 위해 젖은 면보를 덮어 기온이 낮은 배란다에 내놓음.

2023.02.25.토.23시.

  • 누룩을 걸러내서 수곡만 씀.
  • 생수 100mL를 더 부어 누룩을 한 번 더 짜냄. (사용한 물은 총 500mL)
  • 25도 수준으로 식힌 고두밥에 수곡을 부어 치댄 뒤 3L 페트병에 넣고 면보 씌워 고무줄 튕긴 뒤 뚜껑은 꽉 잠그지 않고 살짝 덮어둠.
  • 보쌈해서 주발효 시작.
  • 3L 페트병에 입항. (2/26.일.00:09)

2023.02.26.일.24시 (입항 + 1일 1시간)

  • 보쌈 열어 품온 확인해보니 별로 온도 변화가 없음.

2023.02.27.월.09시 (입항 + 1일 10시간)

  • 보쌈 열어 품온 확인해보니 어제보다 조금 미지근해지려하는 정도로 20도 후반대로 느껴짐.

2023.02.27.월.24시 (입항 + 2일 1시간)

  • 보쌈 열어 품온 확인해보니 어제보다 조금 더 미지근해짐. 30도를 막 넘은 듯.
  • 술덧 표면이 좀 건조해져서 뚜껑열어 소독한 주걱으로 윗부분만 살짝 저어줌. 뚜껑 열자 마자 아세톤향(알콜향과 다름)이 강함. 술덧의 점도는 처음보다는 조금 묽어짐.

2023.02.28.화.09시 (입항 + 2일 10시간)

  • 보쌈 열어 품온 확인해보니 어제 밤 보다 온도가 다시 내려가서 이젠 실온보다 조금 높은 수준.

2023.03.01.수.15시 (입항 + 3일 16시간)

  • 보쌈 열어 품온 확인해보니 실온과 비슷함.
  • 고두밥도 꽤 삭았고 술덧도 묽어졌음.
  • 기포는 간헐적으로 올라옴.
  • 아래 사진은 내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상태이며, 실제 술의 높이는 화살표 표시한 원래 입항 시의 높이와 비슷.
  • 보일러실에서 냉각시킴.
  • 보일러실에서 냉각.(3/1.수.15:02)

2023.03.01.수.23시 (입항 + 4일)

  • 냉각 후 품온 12도.
  • 면보 덮고 뚜껑은 가스 겨우 빠질 수 있을 정도까지 잠근 상태에서 보쌈한 채로 실내에서 후발효

2023.03.05.일.16시 (입항 + 1주 17시간)

  • 실온에서 후발효중.
  • 느리지만 기포도 계속 생김.
  • 이제 점도가 꽤 묽어져서 병을 흔들면 잘 흔들림. 하지만, 아직은 점도가 꽤 있는 편이라 기포가 술덧의 표면으로 잘 이동하지는 못한 채 스폰지처럼 자리잡고 머물러 있을 뿐임.
  • 아직 뽀얀 탁주 사이에 밥알의 형체가 보이지만, 점점 그 양은 줄어들고 있음.

2023.03.12.일.17시 (입항 + 2주 18시간)

  • 술병을 흔들어보니 술의 점도가 원주 수준으로 묽어진 상태이고, 탁주 사이에 밥알의 형체가 살짝 살짝 보이지만 기포 활동도 이제 잦아든 상태라 이제 발효는 거의 다 마무리 되었다 판단함.
  • 술을 거르기 전에 맛을 보니 신맛이 가장 강하고 그 다음에 단맛도 살짝 남았고, 알콜 도수는 단양주 답게 좀 낮아서 10도 또는 그보다 살짝 못미치는 듯 하다.
  • 하지만, 신맛이 기분 나쁜 신맛은 아니라서 일단 술을 걸렀다.

술 거르기

2023.03.12.일.17시

  • 술의 양이 작길래 그냥 120메쉬 거름망에 걸러보자고 걸렀다가 막바지엔 포기했다.
  • 결국 원주는 1.6L 정도 나왔다.
  • 술을 걸러 맛을 보니 거르기 전에 맛봤던 느낌과 동일하다. 신맛이 지배적이고, 단맛이 조금 있다. 알콜 도수는 단양주 답게 좀 낮아서 10도가 채 되지 않아 보인다.
  • 1.2L 유리 스윙병에 한 가득 담은 뒤 뚜껑은 꽉 잠그지 않고 덮어두기만해서 냉장고에 넣어뒀다. (발효가 완전히 마무리 되지는 않은 상태이기 때문)
  • 400mL 남짓 남은 원주는 물을 100mL정도 타서 500mL 유리병에 담은 뒤 마찬가지로 뚜껑은 살짝 덜 잠근 상태로 냉장고에 넣었다.
  • 원주 그대로 마시기엔 내 취향엔 술이 너무 시어 물을 30% 정도 타서 마셔보니 새콤한 요구르트 같아서 그나마 마실만하다.

총평

  • 아이셔!!! 첫 단양주 시도였는데, 술이 시어졌다. 산미가 꽤 강한 화이트 와인에 비하면 신맛이 그리 강한 것도 아니다. 봇뜰막걸리만큼 드라이하지는 않지만 그에 못지않을 정도로 시다. 하지만, 나는 이 정도로 산미가 강한 술은 즐기지 않기에 이번 술은 내 기준엔 실패다.
  • 다 먹음.

메모

  • 술이 시어진 가장 큰 원인은 수곡으로 이미 누룩이 활성화된 상태임에도 초반에 술을 저어주지 않아 효모 증식이 더뎌서 그랬을 것 같다.
  • 술이 시어진 원인 중 하나가 누룩을 소율곡(우리밀)에서 진주곡자(우리밀)로 바꿔서 그런 영향이 있나 싶어 술만사 카페에도 나처럼 진주곡자로 빚은 술에서 신맛이 더 세다는 댓글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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