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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술은 여름 맞이 단양주다.
실내 기온이 너무 높다고 술 빚기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길래 일부러 냉각 공정을 완전히 배제한 단양주를 빚어봤다.
어차피 그 옛날 냉장고도 없던 시절에 우리 조상님들은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어 드셨을 테니까.

우리 조상님들께서는 여름철에 술을 빚을 때 잡균으로부터 술을 보호하기 위해 밀가루를 술에 넣어 밀가루를 이용한 젖산 증식을 통해 술덧의 산도를 올려 내산성미생물인 곰팡이와 효모를 제외한 다른 잡균들의 증식을 억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내가 빚는 술에 밀가루를 쓰지 않고 있다.
밀가루를 쓰지 않은 채 술을 빚었을 때도 술 맛이 괜찮다면 굳이 넣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 때문이다.

지난 9번째 술과 10번째 술에서 단양주를 시도해봤었지만, 9번째 술은 시어져서 실패했고, 10번째 술은 9번재 술 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절반의 실패였다.

이번 술을 빚은 지 일주일 만에 청주가 떴다.
이 정도면 여태 내가 빚었던 술들에 비해 매우 빠르다.
가장 큰 원인은 여태 빚었던 이양주나 삼양주에서는 누룩을 10% 썼지만, 이번엔 누룩을 20%나 쓴 것이 가장 큰 원인일 테고, 두 번째로는 실내온도가 28~30도 수준으로 높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

 

주방문

  • [8/19, 토] 술(고두밥) = 찹쌀(5kg) + 물(4L) + 누룩(1kg)
  • [9/14,목] 술 거름 (입항 + 3주 5일)
  • 재료 비율
    쌀:물:누룩 = 5:4:1
  • 재료 상세 
    → 찹쌀: 총 5kg
    햅쌀(양양농협/송이마을/혼합품종) 2022년 생산, 05/19 도정, 1kg 
    햅쌀(진안농협/진안연찹쌀/동진) 2022년 생산, 07/11 도정, 4kg 
    → 물: 스파클 생수 4L 
    → 누룩: 송학곡자(우리밀):진주곡자(앉은키밀)=1:1로 섞어서 1kg 사용, 2주 법제 후 물에 3시간 불려 수곡으로 사용.
    → 술독: 15L 페트병 (초반 이삼일 정도는 손으로 뒤적거려줘야 할 것 같아 술독 사이즈는 좀 여유 있게 사용함)
  • 진안연찹쌀 포장지

 

술 빚기

2023.08.19. 토. 00시

  • 찹쌀을 씻어 불려둠.
  • 진안연찹쌀의 경우 쌀의 도정이 살짝 덜 된 것으로 보임. 주말에 마트 가서 매대에 진열된 찹쌀들을 살펴봤는데, 찹쌀의 경우에는 쌀눈이 완전하게 제거된 쌀이 보이지 않는다.
    멥쌀과 달리 찹쌀은 원래 이렇게 쌀눈이 살짝 남도록 도정하는 편인지 궁금하다.
    → 마트 가서 판매 중인 찹쌀들을 확인해 봤는데, 전부 그렇더라.

2023.08.19. 토. 11시

  • 불려둔 쌀을 헹군 뒤 물을 빼기 위해 채반에 받쳐둠.
    고두밥 찌기 전엔 대체로 1시간 정도 물을 빼는 편인데, 지인이 집에 와서 같이 나갔다 오느라 2시간가량 물 뺌.

2023.08.19. 토. 12시

  • 생수 4L를 곰솥에 넣고 팔팔 끓인 뒤 곰솥 채로 빨래 바구니에 물 가득 담고 담가둬서 식힘.
    외출했다 돌아오니 실내 온도 수준으로 잘 식었음.

2023.08.19. 토. 14시

  • 지인이 찾아와서 같이 점심 먹으러 나갔다 오느라 작업 시작이 지연됨.
  • 끓여서 식힌 물의 온도를 재보니 실내 온도인 29도 수준으로 식었길래 물 2L는 따로 생수병에 다시 담아두고 남은 2L의 물에 누룩 1kg를 넣고 거품기로 저어 두고 한 시간 간격으로 거품기로 다시 저어주면서 공기를 공급해 줌.
  • 이번에 고두밥 찔 때는 새로 산 5kg 사각 찜기를 썼는데, 삼베보를 물에 적신 뒤 탈탈 털어서 썼더니 고두밥이 질어지지 않고 잘 쪄졌음.
    하단 찜솥에 물 4L를 넣고 팔팔 끓임.
    삼베 시루보를 수돗물에 적신 뒤 물기를 최대한 꼭 짜고 나서 탈탈 털어 수분을 최대한 제거함.
    찜기에 시루보 깔고 물기 뺀 쌀을 고루 올려 폄. (쌀을 누르지 않은 채 골고루 펴주기만 함)
    물이 팔팔 끓으면 찜기 올리고 강불로 20분 찌니 밥 냄새나기 시작하길래 중불로 낮췄음.
    찜기 뚜껑에서 수증기가 충분히 올라와서 물방울이 밖으로 떨어지는 시점이 되었을 때는 불을 중 약불로 줄였다가 약불로 다시 또 줄임.
    찜기 올린 뒤 총 40분 찌고 나서 고두밥을 점검할 때 찜기를 찜솥에서 내린 뒤 고두밥을 뒤적거리면서 확인해 보니 잘 쪄진 것을 확인함.
    다시 찜기를 찜솥에 올리고 고두밥을 뒤적이느라 고두밥 사이의 열기가 빠진 상태라서 다시 강불로 5분 더 찐 뒤 약불로 10분 뜸 들인 뒤 불 끄고 찜기를 꺼냄.
    빨래 건조대 위에 갈대발을 펼침.
    면장갑과 고무장갑을 겹쳐서 끼고 찜솥에 남은 뜨거운 물에 면포를 적신 뒤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만 가볍게 짠 뒤에 갈대발 위에 펼침.
    펼친 면포 위에 고두밥을 잘 폄.
    다 펴고 나면 다시 처음 폈던 고두밥부터 다시 뒤집음.
    찜솥에 남은 물에 면포를 적신 뒤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만 가볍게 짠 뒤에 고두밥 위에 펼쳐 덮음.
    고두밥이 식을 때까지 둠.
    고두밥이 다 식으려면 대개 날씨에 따라 1~2시간 정도 걸림.
  • 찜기에서 막 꺼낸 고두밥 상태
    시루보 통째로 덜어내서 엎은 상태인데, 바닥면의 고두밥이 살짝 질어졌지만 이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음.
    앞으로도 사각 찜기든 원형 찜기든 고두밥 찔 때는 삼베 시루보를 주로 쓸 예정.

  • 위 사진에서 좀 더 가까이 찍은 고두밥 상태
    시루보와 접촉한 부분이 살짝 질어진 듯 색이 하얗게 보이지만, 고두밥을 식히려고 넓게 펼쳐 둘 때 저 부분을 위로 가게 해서 펴두니 괜찮은 듯.
    식힌 고두밥과 수곡을 치댈 때 확인해 보니 상태가 괜찮아 보였음.

2023.08.19. 토. 17:30

  • 고두밥이 거의 다 식어가길래 수곡을 거름망에 거름.
  • 따로 빼둔 물 2L로 두 번에 나눠 거름망의 누룩을 더 짜냄.
  • 덜 짜낸 누룩이 있을 수 있을 테니 쌀 대비 20%의 누룩을 썼다 하더라도 실제 술덧에 들어간 누룩은 20%가 채 되지 않을 듯.
  • 지난번 단양주 빚을 때 수곡을 22시간이나 불려서 썼을 때 술이 시어져서 다음번엔 7시간 정도 수곡을 불려서 써야겠다고 양주일기에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3시간 밖에 불리지 않은 오류를 범했음.

2023.08.19. 토. 18시

  • 고두밥과 수곡을 섞어 30분간 치대니 고두밥이 수분을 거의 다 먹음.
  • 술덧을 15L 페트병에 담고 밥알 사이사이에 공기층이 있는 상태 그대로 누르지 않은 채 옆면에 뭍은 술만 소독용 알코올 적신 행주로 닦아서 정리해 줌.
  • 면포 씌우고 고무줄로 동여맨 뒤에 술덧 내부로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뚜껑은 위에 살짝 덮어만 둠.
  • 실내 기온은 에어컨을 켜서 27도 내외.

2023.08.20. 일. 01시 (입항 + 6시간)

  • 술덧의 아래쪽에 전분이 액화되어 맑은 수분이 생기고 있음.
  • 저 수분만 따로 스포이드로 뽑아 올려 맛을 보고 싶기도 함.
  • 액화된 이후에는 당화가 진행됨.

  • 술덧에 산소 공급을 위해 소독한 손으로 천천히 위아래로 저어줌.
    아직은 국자로는 잘 저어 지지 않을 정도로 수분이 적어 뻑뻑함.

2023.08.21. 월. 03시 (입항 + 1일 8시간)

  • 당화가 꽤 진행되어 수분이 많이 늘어난 상태임.
  • 술덧에 산소 공급을 위해 소독한 손으로 천천히 위아래로 저어줌.
    이젠 국자로 저어줘도 될 정도의 점도로 묽어짐
  • 코를 술독 입구에 대고 냄새를 맡아보니 쉰 냄새가 살짝 났는데, 저어 주고 나서 맛을 보니 쉰 맛은 나지 않고 단맛이 지배적.
  • 대개 이양주 이상의 밑술에서 맛볼 수 있는 것처럼 단맛, 신맛, 쓴맛이 다양한 맛이 아니라 단맛이 강하고 다른 맛들은 별로 느껴지지 않음.
  • 술이 감패되지 않으려면 효모가 빨리 증식하면서 발효도 함께 진행하여 당도를 내려줘야 함. 28~30도쯤의 품온은 효모가 활동하기 딱 좋은 실내온도라서 활성도가 좋기를 기대해 봄.
    온도가 실내온도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쌈은 하지 않았음.
    술독 엉덩이를 만져봐도 실내온도와 다르다는 정도는 느낄 수 없었음.
  • 아래 사진은 저어준 뒤의 사진.

  • 좀 더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 살살 저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술을 저어주면서 고두밥이 많이 뭉개진 것으로 보임.

2023.08.21. 월. 09시 (입항 + 1일 14시간)

  • 어젯밤에 저어주고 난 뒤에도 기포가 많이 생성되어 다시 1인치가량 끓어올랐음.
  • 아직 기포가 바로바로 빠질 정도로 술덧이 묽어지지는 않은 상태임.
  • 술독의 뚜껑을 꽉 닫아두지는 않은 상태라서 술독 근처에 가면 술이 발효되고 있는 냄새가 남.
  • 보쌈도 하지 않고 뚜껑도 꽉 닫아두지 않아서 술독 내부에는 결로가 생기지 않고 있음.
  • 사진은 찍어두지 않았음.

2023.08.21. 월. 24시 (입항 + 2일 5시간)

  • 오늘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어떻게 되나 조회해 보니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효모가 일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오늘의 실내온도는 대체로 29℃ 수준이었음.

  • 술덧의 정면 아침에 봤을 때 끓었던 위치보다 더 끓어서 올라가서 총 5cm 정도 올랐다 다시 내려온 흔적이 있음.
    아침과 다르게 술독 내부 벽면에 결로가 생겼으니 술덧이 따뜻하게 데워졌다는 의미임.
    품온 센서를 꽂아뒀으면 낮에 온도가 더 올라갔었던 것인지 알 수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이젠 나도 슬슬 경험이 쌓이나 보다.

  • 술독 아래쪽 엉덩이를 만져보니 미지근함. 옆에 있는 후발효 다 끝난 술독보다 따뜻한 게 느껴지지만 체온보다는 낮게 느껴짐. 술독 표면 온도를 재보니 33.2도이고, 실내 온도는 29.6도.

  • 술덧의 윗면 사진인데, 기포가 터지고 있음. 소리를 들어보면 굵은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남.
    단, 소나기 정도로 매우 빈번하지는 않음.
    술맛을 보니 달달하고 살짝 신맛도 올라왔고 쓴맛도 올라왔음.
    술이 잘 되고 있는 듯.
    술덧에 손을 넣어보지는 않았지만 주걱으로 저으면서도 술덧의 미지근한 온기가 느껴졌음.

  • 소독한 국자로 술덧을 아래위로 천천히 저어주고난 뒤의 사진 오늘도 공기 통하라고 술독의 뚜껑은 면포 위에 살짝 덮어만 뒀음.
    내일 저녁에도 점검해 보면서 한 번 더 저어줄 예정이고 내일은 술덧의 상태를 봐서 뚜껑을 잠글지 말지 결정할 예정.

2023.08.22. 화. 09시 (입항 + 2일 14시간)

  • 아침에 술독을 확인해 보니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기포의 지름이 1~2mm로 매우 작아졌음.
  • 이는 당화가 잘 되어 술덧이 매우 묽어졌다는 뜻이고, 발효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함.

2023.08.23. 수. 22시 (입항 + 4일 3시간)

  • 어제보다 술독 온도가 낮아졌다.
  • 이대로 후발효를 계속 진행하면 될 것 같다.

2023.08.25. 금. 23시 (입항 + 6일 4시간)

  • 포스트잇 왼쪽에 청주가 뜨기 시작했다.
  • 층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V자로 계곡이 생겼다.
  • 술독을 돌려보니 옆면에 다른 곳에도 생겼다.
  • V자 계곡을 없애기 위해 술독을 한번 좌우로 흔들어줬다.

2023.08.26. 토. 12시 (입항 + 6일 16시간)

  • 포스트잇 오른쪽에 청주가 떴다.

  • 술덧 윗면을 보니 표면에 얇게 청주가 뜨고, 부의주처럼 고두밥알이 떴다.
  • 입항 후 한 번도 저어주지 않았다면 밥알이 형체를 보존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는 않다.
  • 이번에도 진안연 찹쌀을 80% 썼더니 쌀눈이 꽤 보인다.
  • 찹쌀을 덜 씻은 것도 아니고, 잘 헹궜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번 3번 술에서처럼 진안연 찹쌀로 빚으면 쌀눈이 꽤 보인다.
  • 술을 빚기 전에 찹쌀을 육안으로도 봤을 때 다른 쌀들에 비해 도정이 살짝 덜 되어 쌀겨와 쌀눈이 조금 남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술에도 그 결과로 반영되는 것 같다.

  • 앞으로는 이번처럼 도정이 덜 되어 쌀겨와 쌀눈의 잔여함량이 좀 있는 이런 쌀은 멥쌀이든 찹쌀이든 구매할 때 항상 직접 육안으로 도정 상태를 확인해야겠다. 멥쌀은 대체로 분도미가 아닌 이상에야 다들 정백미 같던데, 찹쌀은 좀 다른 것 같다.
  • 농협에 들른 김에 양곡코너에서 판매 중인 찹쌀을 훑어봤더니 대부분 진안연찹쌀처럼 약간 노르스름하면서도 쌀눈이 일부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에 그나마 가장 찹쌀의 색이 하얀 편에 잔여 쌀눈도 적은 제품은 아래 사진의 전남 보성농협의 초록잎새 찹쌀이다.
    품종은 '백옥찰벼'라 표기되어 있다.
    이 찹쌀의 좌우에 있는 제품들은 이 제품에 비해 약간 노르스름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백옥찰' 품종은 술만사 마주왕님께서도 주로 사용하신다던 품종 중 하나다.
    2023년 햇찹쌀 나오면 그 때 제대로 다시 둘러봐야겠다.

 

2023.08.27. 일. 21시 (입항 + 8일 3시간)

  • 어제보다 청주가 더 많이 떴다.

2023.08.29. 화. 23시 (입항 + 10일 5시간)

  • 그제보다 청주가 더 떴다. 청주 뜨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 사진 찍고 나서 술독을 좌우로 흔들어줘서 고두밥 속의 자잘한 기포들을 빼줬다.
    이는 후발효가 아직 진행되면서 기포가 여전히 새로 발생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2023.09.01. 화. 23시 (입항 + 13일 5시간)

  • 그제보다 청주가 더 떴다. 청주 뜨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 술덧에서 새로 생성된 기포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후발효도 끝난 것으로 보인다.
  • 술독 내부의 공기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대로 가만히 놔두면 술덧이 산소와 접촉하지 않으니 술 색이 진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실험해보기 위해 뚜껑은 열어보지 않고 술 거를 때 까지 내버려둘 예정이다.
    옆에 있는 13번술도 원래는 지금의 14번술처럼 술 색이 꽤 밝았었는데, 뚜껑 열고 맛을 두번 정도 보면서 술 색이 어두워졌다.
    그래서 뚜껑을 열어보는 것이 청주의 색에 관련이 있을지를 점검해보려 한다.
    물론, 이 단양주는 3~4시간 불린 수곡에서 밀기울을 걸러 썼기 때문에 밀기울에서 색이 우러나오는 시간이 짧은 이유도 있을 것이다.

2023.09.09.토. (입항 + 3주)

  • 술의 외관은 별 차이가 없고, 술의 색은 조금 더 진해짐.

2023.09.14.목. (입항 + 3주 5일)

  • 술의 외관은 별 차이가 없는데, 문득 누룩을 20%나 넣은 첫 단양주이고, 청주도 빨리 떴으니 중간 점검도 좀 빨리 갖고 가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원래 다음 주말에나 중간점검하려 했던 중간점검을 오늘 했다.
  • 술독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니 달달한 냄새와 그리 강하지 않은 알콜 향이 올라오며 약간의 쿰쿰한 누룩취와함께 장내(쿰쿰한 간장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역시 중간점검을 일찍해보길 잘했다.
  • 위에 뜬 청주를 조금 떠서 맛을 보니 단맛이 적당히 있고, 산미도 약간 있고, 바디감도 좀 있다.
  • 지금은 장내가 살짝 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해질테고, 지금 산미도 은은한 수준이라 호불호가 별로 없을 정도 같아서 바로 술을 걸렀다.

술을 거르기 전. (9/15.금.22시)
술을 거르기 전 윗면 사진

술을 거르기 전에 윗면을 보니 쌀눈이 꽤 있다.

 

술독 바닥에 가라앉은 전분은 굳이 긁어서 거르지 않은 채 남김. 이 전분은 찹쌀 고두밥의 잔여 전분일 수도 있고, 밀 누룩의 잔여 밀 전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1차 거름망은 50메쉬, 2차 거름망은 150메쉬로 거른 원주.
너무 꽉 짜지 않고 적당히 짰고, 소분해보니 총 7.5L 나옴. 남은 지게미는 버림.

2023.09.14.목. (입항 + 3주 5일) - 술 거른 뒤 평가 

  • 앞서 2번의 단양주 실패에 비해 이번 단양주는 첫 성공이라 봐도 될 것 같다. 
  • 쌀:물=10:8로 빚었음에도 과하게 달지도 않고 적당히 달달하다.
    단맛이 싫은 사람은 물을 좀 타도 될 것 같다. 알콜 도수는 높은 편이 아니고 12~13도 쯤으로 느껴진다.
    다음 번엔 후발효가 잦아들 때 쯤 후수를 해서 지금보다 단맛은 좀 줄이고 알콜 도수는 좀 높여보려 한다.
  • 산미도 내 취향에는 조금 더 올라와도 괜찮을 것 같지만, 이 정도면 호불호가 딱히 없을 정도로 은은한 산미 같다.
    산미는 밑술 때 만들어졌다가 당화로 인해 단맛이 강해지면 숨어있던 신맛이 드러난단다.
    즉, 술의 방향성은 첫번째 담금에서 그 바탕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볼 수 있겠다.
  • 질감도 부드러운 바디감이다.
  • 문제는 향이다. 누룩취와 장내는 해결해야할 과제다. 여태 빚었던 술 중에서 누룩취가 가장 심한데다 장내는 처음이다.
  • 누룩의 양은 초반 발효가 꽤 빨랐던 것을 감안해보면 좀 더 줄여도 괜찮을 것 같다. 
  • 누룩을 조금 적게 쓰는 대신 좀 더 오래 치대서 당화를 촉진시키면 될 것 같다.
    습기가 많은 여름철엔 누룩을 법제하더라도 습기가 워낙에 많다보니 오히려 누룩취가 더 나는 것 같다.
    오히려 날씨 좋은날 짧게 법제해서 밀봉해뒀다가 실온에서 보관하다가 술을 빚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술 빚고 나서 다음 술을 위해 배란다에서 법제중인 누룩의 냄새를 맡아봐도 처음 봉지를 개봉했을 때에 비해 오히려 없던 쿰쿰한 냄새가 생겼다.
  • 장내는 중간 점검 시기를 좀 당겨서 장내가 나기 전에 거르면 될 것 같다.
    이번에도 장내가 약간 나는 정도라서 그리 불쾌한 정도는 아니다.
  • 술만사 한새님의 의견에 의하면, 송학곡자가 장내의 주범일 것 이란다.
    https://cafe.naver.com/homebrewing/24035

2023.09.15.금. (입항 + 3주 6일) - 피드백

  • 지인들의 시음 평을 들을 수 있었는데, 대체로 새콤 달콤하니 맛있다는 의견이다.
  • 의외로 지인들은 별다른 이취가 없단다.
    내가 딱히 매우 민감한 후각의 소유자도 아닌지라 술맛을 보여준 지인들의 후각이 좀 둔감한지도 모르겠다.
  •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의 경우에는 새콤달콤한 술이 많이 마시기엔 빨리 질리는 맛일테고,
    술을 적게 마시는 사람의 경우에는 새콤달콤한 술이 마시기에 편할 것 같다.
    술을 마실 사람을 위해 술을 빚는 사람이 어떤 술로 빚을지를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 새콤달콤한 술 중에서도 새콤한 성향이 좀 더 센 술은 식전에, 달콤한 성향이 좀 더 센 술은 식후에 더 적합할 것 같다.
    식사하면서 마실 술은 식사 메뉴와 적합한 맛과 향을 가진 술로 페어링하면 좋을 것 같다.
    음식을 한 입 씹어 삼키고 나서 술을 마시면 입에 남은 음식의 맛과 향에 잘 어울리는 그런 술이면 좋을 것 같다.

2023.09.17.일.  쌀눈의 이상 발효로 인한 이취로 추정했던 비릿한 맛과 냄새가 없어짐.

  • 지난 번에 진안연찹쌀로 빚은 술에 유독 쌀눈이 많이 떴고, 비린 맛과 향이 여운으로 남았었다.
  • 이번에도 진안연찹쌀을 80% 썼고, 나머지 20%는 지난 번에 쓰고 남은 다른 찹쌀을 썼다.
  • 이번 단양주에서는 비린 맛과 향을 느낄 수 없었다.
    왜 그랬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 빠른 당화로 인해 발효 특성이 바뀌었기 때문일까?
    • 달콤한 맛이 가장 강하고, 그 다음엔 새콤한 맛도 좀 있어서 대체로 새콤달콤한 술 맛에 비릿한 맛이 가려졌을까?

2023.09.19.화.  결론.

  • 날씨가 무더운 한여름에도 술을 빚을 수 있다.
  • 단, 술을 빚을 땐 항상 술 빚는 환경에 적합한 주방문과 공정이 필요하다.

2023.10.05.목. (입항 + 6주 5일) - 냉장 숙성 3주

  • 쌀 대비 물을 80% 밖에 쓰지 않았음에도 내가 여태 빚었던 술들 중에서 단시간에 완성해서 청주가 가장 많이 뜬 술이다.

 

 

 

단양주에 참고한 자료들...

이외에도 더 있지만, 참고한 모든 자료들을 이렇게 기록에 남겨두지는 못해서 누락된 자료들이 있을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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