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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화력이 뭐지?

맨™ 2023. 11. 16. 16:01

'당화력'이라는 단위는 그냥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당화시키는 능력일테다.

이 때 당화는 전분을 당분으로 바꾸는 것이다.

가양주를 시작하면서 공부를 시작했을 때 당화력은 식품첨가물공전에서 곡자(전통누룩)의 경우 300SP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단위는 어떻게 측정하는 것인지 궁금해서 이번에는 좀 더 자세하게 읽어봤다.

 

출처: https://various.foodsafetykorea.go.kr/fsd/#/ext/Document/FA?searchNm=국&itemCode=FA0A024003004A055

당화력의 정의 :
1 Saccharogenic power(SP)는 상기 시험조건 하에서 1시간에 효소 1g이 10mg의 포도당을 생성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 '상기 실험조건'은 뭘까 찾아보니 일정시간, 온도, pH 및 농도 조건이 필요하단다.

분석원리 : 본 시험방법은 일정시간, 온도, pH 및 농도 조건하에서 가용성 전분이 분해되어 생성된 환원당으로서 측정한다

 

그럼 이 일정시간, 온도, pH 및 농도 조건은 뭘까?

시험용액의 조제
곡자, 입국, 조효소제 : 최종희석액 1mL가 1~2SP를 함유하도록 시험용액을 조제한다. 검체를 정밀히 달아(곡자의 경우 80~100mesh 정도로 분쇄한 다음 취한다) 삼각플라스크에 취하고 30°C로 항온하고 1% 염화 나트륨용액 200mL을 가하고 30°C에서 3시간 정치하여 20분 간격으로 조용히 흔들어 주어 침출시킨 액을 여과하여 시험용액으로 한다.
정제효소 : 최종희석액 1mL가 1~2SP를 함유하도록 시험용액을 조제한 다.

 

즉, 곡자의 경우 일정시간은 3시간, 온도는 30℃, 최종희석액 1mL가 1~2SP가 되도록 시험용액을 조제한단다.

그리고 이 시험용액으로 환원당을 측정한다.

① 환원당의 생성 : 기질용액 50mL와 0.2M 초산염완충액(pH 5.0) 30mL을 100mL 메스플라스크에 넣고 55°C 수욕조에서 10분간 방치한 다. 이에 시험용액 10mL을 가해주고 동시에 시간을 측정한다. 내용물을 흔들어 잘 혼합하고 수욕조에 방치한다. 반응시간이 정확히 60분이 되 면 0.5N 수산화나트륨용액 10mL을 가하여 효소작용을 중지시킨 다음 흐르는 물로 상온으로 식히고 물을 가하여 100mL로 한다. 이 액 10mL와 대조액 10mL을 각각 취하여 다음과 같이 환원당량을 측정 한다. 대조액은 시험용액 10mL 대신 물 10mL을 취하여 시험용액의 경우와 동일하게 처리한다

 

그리고, 기질용액은 전분으로 만든단다.

기질용액 : 전분(건조물로서) 10g을 찬물 100mL에 분산시키고 나서 끓는 물 300mL에 천천히 가해주고 저으면서 1~2분간 끓여 식힌 다음 500mL 메스플라스크에 옮기고 물을 가하여 500mL로 한다

 

이 보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한 자료는 '국세청훈령 제2597호, 주류분석규정'의 '[별지] 주류분석방법'에서 설명한다.

출처: https://www.law.go.kr/LSW//admRulInfoP.do?admRulSeq=2100000230978&chrClsCd=010201#AJAX

또한, '주류분석방법'의 3-5절에서는 '내산성 당화력(a-SP)'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식품첨가물공전을 살펴보니 내가 여태 간과했었던 점이 있다.

당화력은 55℃의 온도에서 단위 시간 당 당화하는 총 환원당의 양을 측정하여 계산한다는 것이다.

55℃는 맥주 양조에서 맥아를 당화시킬 때 보다는 조금 낮지만 이 온도는 전통주를 빚을 때의 온도 대역에 비해 당화효소가 전분을 더 잘 당화시킬 수 있는 온도다.

 

하지만, 전통주를 빚을 때는 그렇게 높은 온도에서 당화시키면 효모가 사멸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 온도 대역이다.

효소의 당화력은 온도가 낮아지면 당화력도 따라서 낮아질텐데, 55℃에 맞춰 측정한 당화력을 기준으로 누룩을 써서 전통주를 빚으려면 300SP를 기준으로 잡을 것이 아니라 누룩을 더 써야하지 않을까?

 

근래에 내가 술 빚을 때 사용하고 있는 송학곡자와 진주곡자의 당화력도 이런 기준에서 측정한 당화력일텐데 당화력에 대해 좀 더 공부해봐야겠다.

 

아래 자료는 예전에 찾아뒀던 자료다.

참고로, 이 설명을 한 분은 막걸리학교의 허시명 선생님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의 설명이 한국전통주교과서에서도 설명되어 있다.)

"누룩을 얼마나 쓸 것인지는 누룩의 당화력을 알면 됩니다. 당화력이란 누룩이 전분을 포도당으로 변환시키는 능력을 말합니다. 당화력을 'Saccharogenic Power'라고 하여 SP로 줄여 씁니다. 10kg의 쌀을 당화시키려면 대략 270,000SP가 필요합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밀누룩 1g의 당화력은 300SP 정도 되니, 쌀 10kg을 당화시키려면 밀누룩 900g이 필요합니다. 누룩이 잡균에 오염되거나, 보관 상태가 안 좋은 경우는 기준 당화력을 높여줘서 누룩량을 늘립니다. 그래서 기준 당화력에 맞추면 쌀 대비 9% 누룩을 써야 하지만, 때로 안정적 발효를 위해서 쌀 대비 20% 누룩을 쓰거나, 누룩향을 강화시키려고 쌀 대비 30% 누룩을 쓰기도 합니다.

출처: https://omn.kr/1rpb2

 

< 추가 @ 2024.10.14. >

내가 쓰고 있는 진주곡자, 송학곡자에 직접 전화해서 당화력을 물어봤더니 송학곡자는 320~340SP, 진주곡자는 밀 품종에 따라 편차가 좀 있는데 당화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앉은뱅이밀의 경우 400SP 가까이 될 정도로 좀 높은편이라더라.

참고: https://dspman.tistory.com/180

 

앞서 살펴봤듯이 식품첨가물공전은 55℃의 온도에서 단위 시간 당 당화한 총 환원당의 양을 측정하여 계산한다.

이렇게 측정하는 당화력은 누룩이 55℃라는 특정 온도에서 1시간 동안 당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니 전통주처럼 55℃ 보다 낮은 온도에서 발효시킬 땐 1시간 동안 당화시킨 환원당은 더 적을 것 같다.

즉, 당화력의 측정 방법 자체가 단위 무게의 누룩이 당화시킬 수 있는 전분의 총량이 얼마인지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위 무게의 누룩이 단위 시간 동안 당화시키는 전분의 양이다보니 내 생각엔 당화속도의 개념같다.

당화력이 좋은 누룩을 썼을 땐 발효 속도가 더 빠르다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일테다.

그러니 당화력만으로는 당화시킬 수 있는 전분의 양을 정하기 애매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설명이 책에도 있으면 좋으련만 여태 제가 접한 책에는 이런 설명이 없더라.

난 주방문을 설계하면서 누룩의 양을 정할 때는 술을 빚을 때 쓰는 쌀의 전분을 모두 당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누룩의 양을 정하지, 정해진 시간 내에 모두 당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누룩의 양을 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단위시간 당 당화시킨 당류의 양을 측정한 기존의 당화력 값 보다 나에겐 단위 용량 당 당화시킨 당류의 양을 측정한 값이 필요할 것 같은데, 내가 직접 당화력을 측정할 능력과 실험기구를 갖추진 못했으니 그 값을 알 수는 없을 것 같다.

왜 '국'의 단위를 저렇게 정했는지는 나름의 배경이 있을텐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단양주의 경우 누룩의 양을 쌀 대비 12.5% 수준으로 줄여도 잘 발효되는 것까지는 확인했기에 점점 줄여 10% 수준으로 낮출 예정이다.

이양주나 삼양주에서는 쌀 대비 누룩 8~10% 쓰고 있는데, 조금씩 낮춰보련다.

 

https://www.instagram.com/gumgeadang/p/CuWYpcUxxt4

안동 소재 금계당의 경우엔 누룩을 단 2%만 써서 빚는 양조법에 대한 특허를 내기도 했더라.

특허 정보가 공개되어 있어 그 내용은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는데, 아래와 같이 생쌀, 물, 밀가루와 함께 누룩은 "2% 이내"만 써서 밑술을 빚는 삼양주라 설명하고 있다. 그 외 내용까지 자세하게 읽어보진 않았다.

금계당 술은 산미가 특징인데, 전통주 박람회 때 금계당 대표님께 문의했을 때 자가누룩을 쓰신다 했던 것 같다.

2022년 가을에 처음 맛봤을 땐 산미가 상당히 강한 편이었는데, 2024년 봄엔 산미가 많이 줄었다가 2024년 여름엔 다시 산미가 꽤 늘었길래 산미가 많이 낮아졌다가 다시 좀 올라왔다고 문의하니 고객들의 피드백을 받아 산미에 변화를 주고 있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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