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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겨울에 발코니에서 빚는 삼양주를 빚어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목표 

  • 겨울철 낮은 온도에서 삼양주를 빚어본다.
  • 음력 정월 첫 주에 시작하여 단오(음력 5월 5일)까지 약 4개월간 빚는 술.

주방문 

  • [2/02.일] 수곡 = 물(2,868mL) + 누룩(500g) + 밀가루(400g)
  • [2/17.월] 밑술(고두밥) = 멥쌀(3.333kg)
  • [3/02.일, 중단] 1차덧술(고두밥) = 멥쌀(3.333kg)
  • [3/16.일, 중단] 2차덧술(고두밥) = 멥쌀(3.334kg)
  • 쌀:물:누룩:밀가루 = 10,000:2,868:500:400g = 100:28.68:5:4%
    (단, 고두밥를 무르게 찌기 위해 살수 및 탕혼 예정이니 실제 급수비율은 더 높아질 예정.)

재료 설명 

  • 멥쌀: 이번에 새로 구매한 특등급 새청무 햅쌀.
    단백질 함량이 5.6%로 낮은 편이고, 밥을 했을 때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란다.
    20kg 1포대 48,890원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2/7 구매)
    관련 자료: https://naver.me/xv0nwaKS
    관련 자료: https://www.pa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2855
  • 누룩: 송학곡자(우리밀)와 진주곡자(앉은키밀) 각1kg 씩 섞어 30번 술 빚은 날 부터 발코니에서 법제하여 사용. (6/25 구매)
  • 물: 스파클 생수
  • 술독: 20L 페트병 (단, 고두밥을 탕혼했을 때 고두밥의 함수율에 따라 더 큰 술독으로 바꿀 수도 있음)
  • 밀가루: 유기농 앉은키밀(백밀가루) (1/3 구매)

공정설계 

이번 술은 삼오주를 모티브로 주방문과 공정을 내 나름대로 재해석하여 빚어보는 삼양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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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설계의 모티브 

겨울엔 겨울 날씨에 맞게, 여름엔 여름 날씨에 맞게 빚어보고 싶었다.

여름엔 30℃ 내외의 실내에서 빚어봤으니 겨울에 추운 발코니에서 술을 빚어보려 한다.

 

삼오주는 음력 새해의 첫 오일부터 빚기 시작해서 매 오일마다 빚어 삼양주다.

삼오주(三午酒)의 '오(午)'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의 12지 중 '말'에 해당하는 '오(午)'다.

 

간략한 설명은 아래 [참조.1]을 보면 된다.

[참조.1]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6730

 

아래 [참조.2]는 삼오주를 검색한 결과이고, 몇 가지 주방문을 볼 수 있다.

[참조.2] 한국술고문헌DB, http://koreansool.kr/ktw/php/print_table.php?table=SEARCH&_search_txt=삼오주

 

주방문은 어떻게 할까? 

[참조.2]의 여러 삼오주 주방문 중 음식디미방(규곤시의방)에서 고두밥 만으로 빚는 아래 [그림.1]의 삼오주를 선택했다.

[그림.1] 음식디미방 삼오주 주방문 (고두밥/고두밥/고두밥)

 

이 주방문을 선택한 이유는 주류 박람회 때 뵌 선인양조 대표님께 삼오주에 대해 여쭤보니 이 주방문을 참고했다고 알려주셨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이번 겨울이 오면 삼오주를 참고해서 겨울 술을 빚어보겠다 맘 먹었었다.

[참조.3] 선인양조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sun_inbrewery/

[참조.4] 선인양조 대표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matahari_kim/

음식디미방에는 아래 [그림.2]처럼 밑술과 덧술을 백설기로 하는 또 다른 삼오주 주방문도 있다. 

[그림.2] 음식디미방 삼오주 주방문 (백설기/백설기/고두밥)

'동이'?

삼오주 주방문의 도량형 중 물의 단위가 '동이'다.

아래 [참조.5]과 같이 한국술고문헌DB에서는 '동이'를 '말'로 환산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단, 주방문에 따라 다를 수 있음)

[참조.3] 한국술고문헌DB, http://koreansool.kr/ktw/php/help.php

 

대체 이 '동이'는 '되'와 어떤 관계가 있을지 의문이다.

동일한 문헌에서 밑술과 덧술을 백설기로 빚는 [그림.2]의 주방문에서는 물이 8동이인데, 고두밥 만으로 빚는 주방문에서는 물을 그 절반인 4동이만 쓰는데다 매 담금은 모두 멥쌀 고두밥이다.

물을 절반만 쓰는데는 이유가 있을테다.

난 그래서 멥쌀 고두밥을 찔 때 살수해서 호화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함수량을 늘린 진 고두밥으로 빚어보려 한다.

살수한 이후 고두밥 호화도를 봤을 때 탕혼이 필요해보이면 탕혼도 할 예정이다.

 

술 양?

[그림.1]의 주방문에서 쓴 쌀은 멥쌀 15말이다. 

멥쌀 15말을 위 [참조.6]의 도량형 환산을 적용하면 약 80kg이다.

[참조.6] https://koreanfood.rda.go.kr/kfi/alcoholData/data1?menuId=PS03556

 

즉, 이 술은 가정집에서 빚기엔 버거운 대용량의 술이다.

이 정도 양의 술을 하나의 옹기항아리에서 빚으면 술독 내부에서 효모가 발생시키는 열 에너지의 양도 상당할테다.

하지만, 이 주방문 비율대로 소용량으로 줄여 빚으면서 옹기항아리가 아닌 페트병에서 빚는다면 외부 기온의 영향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테고 품온도 더 낮게 유지될테니 이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할테다.

 

술 빚는 날?

내겐 술 빚는 날과 그 주기도 문제다.

삼오주는 첫 오일에 수곡을 만든 후 12일 주기로 밑술, 1차덧술, 2차덧술을 하여 술을 빚어야하는데, 평일에는 술을 빚지 않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만 술을 빚고 있는 내 방침을 벗어나기 때문에 나는 12일 주기가 아닌 2주 주기로 빚기로 한다.

즉, 내가 빚으려는 술은 음식디미방의 삼오주를 참고하여 내 방식대로 재해석한 술일뿐 삼오주는 아니게 된다.

 

2주 간격으로 빚는 바람에 수곡하는 날과 술 빚는 날을 어떻게 잡을까 생각하다보니 어차피 음력이라는게 양력 기준으로는 일정하지 않고, 내 기억에 의존하자면 설날은 대개 1월 하순부터 2월 초순에 넓게 분포하고 있다.

좀 더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하여 일정을 잡기 위해 ChatGPT에게 지난 1000년 동안 음력 설날의 양력 날짜 분포 통계를 요청하여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다.

[그림.3] 지난 1000년 동안 음력 설날의 양력 날짜 분포 그래프
[그림.4] 지난 1000년 동안 음력 설날의 양력 날짜 분포 답변

 

즉, 설날은 1월 29일 ~ 2월 1일 사이에 가장 많이 나타났기 때문에 올해 설날이 1월 29일인 상황은 가장 흔한 설날 범위에 속한다.

술 빚는 시기를 어떻게 잡을지에 대해서는 수곡하는 날을 올해 첫 오일인 2월 6일보다 몇 일 빠른 2월 2일 (음력 1월 5일)이고, 이후 2주 간격으로 밑술(2/16), 1차덧술(3/2), 2차덧술(3/16)을 할 예정이다. 

만약 올해 첫 오일이 위 그래프에서 늦은 축에 속했다면 일정을 당겼겠지만 그렇지 않아 이렇게 정했다.

그 결과 수곡한 날로부터 36일 만에 2차덧술까지 완성하는 삼오주가 42일만에 2차덧술하는 삼양주로 바뀐다.

 

나는 원 주방문 대로 하지 않는 술에 원 주방문의 이름을 쓰는 것을 지양하기 때문에 이번 술에 삼오주라는 이름을 쓰기 보다 그냥 삼양주라 한다.
어차피 이번 술을 빚는 목적은 고전 주장문의 삼오주를 따라 빚어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겨울 술을 빚어보는 것이 목표니까 술의 이름이 그리 중요하진 않다.

 

원 주방문보다 술의 양이 적어 품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요인을 감안한다면 14일 주기로 바꾼 일정이 오히려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기대해보지만 정작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으니 알 수 없다.

게다가 매년 날씨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몇일 당기거나 미룬다 해도 결국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 술은 단오(5월 31일)에 거르는 술이라니 발코니에서 4달을 보내야하는 술이다.

 

음식디미방 삼오주를 내 나름대로 재해석한 삼양주 주방문 초안

음식디미방 삼오주를 토대로 하려다보니 물의 양이 너무 적다.

원 주방문에서는 물 4동이를 쓰는데, '동이'를 '말'과 같은 양으로 치환했을 때는 급수비율이 4/15=26.68%로 물이 매우 적다.

 

여태 가양주 빚으면서 여기저기 찾아봤던 정보들에 의하면 이렇게 물이 적은 술을 빚을 땐 대체로 고두밥을 질게 지어 쓰길래 나도 고두밥을 질게 지어 쓰려한다는 것은 앞서 언급했다.

고두밥을 질게 지을 땐 고두밥을 다 찌기 직전에 뜸들이는 중 불을 다시 강불로 올리고 차갑게 식힌 물을 고루 뿌려주고나서 뜸들이더라.

이 때 살수하는 물의 양은 쌀 무게의 10~20%를 쓰는 것 같더라.

이번엔 진 고두밥을 지으려니 쌀 무게의 20%인 물을 쓰자.

 

살수 덕분에 30%가 채 되지 않는 급수비율인 술에서 숨어 있는 급수비율 20%가 추가된다.

내가 쓰는 찜기의 특성 상 한 번에 찌는 쌀의 양이 5kg를 넘으면 2층으로 나눠 쪄야하기 때문에 살수하기 번거로운데, 이번엔 양이 적어 살수하기에도 적당하다.

 

원본 주방문에서는 쌀 15말 대비 누룩을 7되 썼으니 부피 비율로 7/150=4.67%이고, 이를 무게 비율로 전환하면 3.52%가 된다.

내가 쓰는 300SP를 겨우 넘는 공장형 누룩의 당화력은 고전 주방문에서 쓰던 누룩의 당화력보다 낮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누룩 비율을 5%로 올려서 재조정했다.

밀가루는 원 주방문의 무게 비율이 누룩 대비 80%였으므로 변경한 누룩비율 5%의 80%로 조정하여 쌀 대비 4%로 정했다.

[그림.5] 음식디미방 삼오주를 내 나름대로 재해석한 삼양주 주방문

 

이제 기초 설계가 끝났으니 좀 더 가다듬어봐야겠다.

 

공정 설계

이 술을 빚을 페트병 술독은 발코니에 내놓고 보쌈해둔다.

 

누룩은 송학곡자(우리밀)와 진주곡자(앉은뱅이밀)를 반반 섞어 발코니에서 법제해둔 누룩을 절구에 빻은 후 체로 거른 누룩가루로 쓸 예정이었다.

그런데, 수곡 만들기 전날 누룩을 절구에 빻아보니 밀가루를 거르는 고운체로 거를 수 있을 정도로 곱게 빻는 일은 생산성이 매우 나쁘다.

[그림.6] 누룩 빻기 전 모습 (누룩의 일부)

누룩 680g을 절구에 빻아서 얻은 누룩은 다음과 같다.

중간체로 내리지 못해 걸러진 큰 입도의 누룩가루는 [그림.7]의 입도 정도 되며 153g이다.

중간체로는 내렸지만 고운체로는 내리지 못해 걸러진 중간 입도의 누룩가루는 [그림.8]의 입도 정도 되며 227g이다.

고운체로 내린 누룩가루는 [그림.9]의 입도 정도 되며 겨우 338g 밖에 얻지 못했다.

다 합하면 718g 이다.

2kg 누룩을 개봉해서 2번의 술을 빚으면서 쓰고 난 후 남은 누룩이라 680g 인줄만 알고 따로 저울로 재진 않았었는데, 원래 누룩이 원래 무게 단위인 1kg 보다 조금 더 많이 포장되어 있었나보다.^^;

 

만약 다음에도 누룩을 빻아 누룩가루로 쓸 일이 있을 땐 필요한 가루누룩 대비 2배 이상의 누룩을 빻아야 그나마 고운체로 거른 누룩가루를 필요한 양 만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분쇄기로 갈아서 쓰지 않는 이상엔 고운 누룩가루로로 만들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왼쪽부터 [그림.7], [그림.8], [그림.9]

이번 술에서 누룩가루를 500g 쓸 예정인데, 고운체로 거른 누룩가루로 충당하지 못한 162g의 누룩은 중간체로 거른 누룩을 쓸지 제작년 가을에 사서 작년 봄부터 한지에 싸서 발코니 빨래봉에 매달아뒀던 쌀누룩(정철기누룩)을 쓸지 하루 더 고민해볼까 한다.

여태 술을 빚으면서 주방문, 재료, 공정 등의 작은 변화가 술맛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고 싶어서 누룩을 잘 바꾸지 않으면서 빚어왔는데, 이번에는 바꿔볼까 싶은 생각도 있긴 하다.

 

밀가루는 지난 달에 새로 구매한 유기농 앉은키밀 백밀가루를 쓸 예정이고, 멥쌀은 새로 구매할 예정이다.

원 주방문엔 "백미 5말을 백 번 씻어 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충분하게 쪄내고 따뜻할 때 독에 넣고 완전히 밀봉한다."라 설명하고 있다.

원 주방문에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급수비율이 극단적으로 낮은 술이므로 이런 주방문의 특징이 고두밥을 질게 지어 쓰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살수하고 탕혼까지 해서 쓸 예정이다.

밑술 때 쓰는 물 중 2,868mL는 수곡할 때 쓸 물이고, 별도로 2L의 물을 매 담금마다 고두밥을 찔 때 667mL로 나눠 살수하고 뜸들인다.

고두밥에 살수할 땐 화력을 강불로 유지한 채로 물을 고루 뿌린다.

고두밥을 찐 후엔 스텐 양푼 위에 스텐 롤 선반을 올리고 그 위에 고두밥을 찐 찜기를 통째로 올리고 팔팔 끓는 물 4L를 부어 탕혼한다.

이 때 시루보를 삼베보로 쓰면 물을 머금어 시루보에 접한 고두밥이 너무 질게 될테니 이번 고두밥을 찔 땐 평소와 달리 폴리에스터 시루보를 써서 시루보 아래로 물이 잘 빠지도록 한다.

수분이 다 빠져 더 이상 찜기 아래로 떨어지는 수분이 없으면 고두밥을 양푼에 덜어내 뒤적이며 한 김 날린 뒤 무게를 측정해서 기록해둔다.

이후 수곡 또는 밑술을 고두밥에 부은 뒤 고두밥 덩어리를 고루 풀어주기만 할 뿐 술덧을 치대지는 말고 고두밥이 다 풀어지면 술독에 안친다.

 

고두밥을 탕혼했기 때문에 고두밥의 무게가 증가하여 쌀 무게 대비 1.5배 이상 되어 4.5kg를 넘길테고, 수곡의 무게는 약 3.7kg로 고두밥이 수곡보다 무거우니 이 둘을 섞어 품온이 안정화되었을 때 품온이 최소한 40℃ 이하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싶으므로 고두밥은 찜기에서 꺼내 바로 쓰기 보다 양푼에 덜어 한 김 날린 뒤 쓴다.

단, 고두밥을 얼마나 식힐지에 대해서는 당일 기온, 수곡 또는 술덧의 품온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원 주방문의 공정에서는 하나의 옹기항아리에 수곡을 만들어두고 고두밥을 3차례 추가하게 되는데 이 때 고두밥을 식히지 않은 채 쓰는 이유는 이미 차게 식어 있는 옹기 항아리 속의 수곡이나 술덧에 뜨거운 고두밥을 넣는다 하더라도 고두밥이 금새 식는 것을 감안하여 술덧의 품온이 안정되었을 때 적당히 따뜻한 상태를 유지하며 초반 당화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 아닐까 추정한다.
하지만, 나는 페트병 술독을 쓸 예정이기에 원 주방문대로 뜨거운 고두밥을 바로 술덧에 넣어 원 주방문의 공정을 그대로 따라하다가는 품온이 너무 상승할 수 있으므로 고두밥을 한 김 날린 후 쓰려는 것이다.

 

급수비율이 적은 술덧이므로 술덧을 술독에 안칠 땐 술덧을 꾹꾹 눌러 술덧 사이사이에 있는 공기를 다 빼준다.

 

2월 1일 00시 37분 기준으로 기상청 날씨알리미 앱에서 표시하는 우리동네 기온은 0.4℃, 발코니 밖 난간의 표면 온도는 -1.4℃, 발코니에 있는 옹기항아리 뚜껑의 표면 온도는 5.4℃, 발코니에서 보쌈한채로 발효중인 29번술의 보쌈 속 술독 표면 온도는 7.9℃다.

이 술도 이런 발코니에서 발효시킨다.

공정 설계 상 아직 오리무중인 문제는 술독 내부 환경을 호기성 또는 혐기성 환경으로 얼마동안 유지하고 전환하는지다.
옹기항아리에서 빚는다면 그냥 면포 씌우고 고무줄로 싸맨 뒤 뚜껑을 덮어두면 될텐데, 옹기항아리가 아닌 이상엔 호기성 환경에서 혐기성 환경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어떻게 관리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과제로 남았다.

게다가 품온이 낮을 땐 윗막지가 잘 생기기 때문에 이 또한 공정 상 챙겨야할 부분이다.

 

내일 수곡하고 나서 밑술할 때 까지 2주의 여유가 있으니 그 동안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음식디미방이 언제 작성된 문헌이고, 그 때 즈음의 겨울철 기후는 어땠는지에 대한 자료가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림.10]
[그림.11]
[그림.12]

 

요약하자면, 음식디미방이 쓰여진 때는 소빙기로 인해 지구의 기온이 현대 평균 기온보다 2~3℃쯤 낮을 때였단다.
요즘은 기후위기로 인해 오히려 지구의 기온이 현대 평균 기온보다 높으니 경신대기근 때 보다 3℃ 이상 높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즉, 요즘보다 많이 추웠고 단열도 제대로 되지 않는 옛날 한옥에서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곳"이라면 외부 기온이 -20℃라도 영하까지는 내려가지 않는 우리집 발코니라면 적당한 위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지역 특성도 있겠다 싶어 음식디미방이 씌여진 지역인 경북 영양군 석보면의 기후는 서울에 비해 어떤가 물어봤다.
전반적으로 서울보다 더 추운 대륙성 기후이며, 일교차 또한 더 크단다.
우리집 발코니는 일교차가 적은편인데, 이러면 꽝인걸?^^;

[그림.13]

특이사항

삼오주 주방문을 살펴볼 때 다른 책도 살펴봤다.

아래 [참조.7]의 책인데, 구립 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 무료 열람 가능해서 봤다.

이 책에서는 주방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01. 정월 첫 오일에 관독을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곳에 둔다.
02. 밀가루와 좋은 누룩 각 7되를 냉수와 6동이에 섞어 독에 넣는다.
03. 둘째 오일에 백미 5말을 깨끗이 씻는다.
04. 하룻밤을 재운다.
05. 온전히 쪄서 기운이 없어지기 전에 독에 넣고 단단히 봉한다.
06. 셋째 오일에 백미 5말 깨끗이 씻어 온전히 쪄서 기운이 없어지기 전에 독에 넣는다.
07. 넷째 오일에 백미 5말 깨끗이 씻어 독에 넣어 두어다가 단오에 쓴다.

출처: [참조.7]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3173544

 

여기서 문제는 "물 6동이"를 쓴다는 것이다.

내가 참고한 한국술 고문헌 DB에서는 "물 4동이"를 쓰라 되어 있다.

할 수 없이 팩트 체크를 위해 원문을 살펴보니 "물 4동이"가 맞더라.

원문은 아래 [그림.14]와 같다.

[그림.14] 음식디미방 삼오주 주방문 원문

출처: [참조.8] 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526874&categoryId=62850&cid=62850

 

그 외에도 다른 참고할만한 설명이 있을까 싶어 구립도서관에 또 다른 음식디미방 책 대출을 신청해뒀다. [참조.9]

내가 책을 대출받기 편한 곳으로 지정하여 신청한 곳에 책이 배달되면 가서 책을 받아오면 된다.

출처: [참조.9] 다시 보고 배우는 음식디미방,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039132

 

책을 대출해와서 삼오주 주방문을 확인해보니 이렇게 써 있다.

정월 첫 오일에 관독을 덥지도 아니하고 춥지도 아니한 데 놓고 밀가루와 좋은 누룩 각 7되를 냉수 4동이에 섞어 독에 넣는다. 둘째 오일에 멥쌀 5말을 깨끗이 씻어 하룻밤 재워 온전히 쪄 더운 기운이 없어지기 전에 독에 넣어 잘 봉한다. 셋째 오일에 멥쌀 5말을 깨끗이 씻어 온전히 쪄 더운 기운이 없어지기 전에 독에 넣는다. 넷째 오일에 멥쌀 5말을 깨끗이 씻어 쪄서 독에 넣어 두어다가 단오에 쓴다.

 

여기서도 물은 4동이다.

주방문을 곱씹어보니 고두밥을 안칠 때도 갓 쪄낸 고두밥을 바로 술독에 넣는 것이 아니라 더운 기운이 없어지기 전에 독에 넣으라 한다.

역시 고두밥은 한 김 날린 후 너무 뜨겁지 않지만 여전히 따뜻할 때 쓰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고두밥을 넣는 당일 술덧의 품온과 기온을 고려해서 고두밥을 넣은 후 술덧의 품온을 예상하여 고두밥 식힐 온도를 정하면 될 것 같다.

 

아래는 대출해온 책의 순향주법(醇香酒法)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추운 때면 짚으로 독의 몸을 감아 엮어 옷을 입히고 독 밑에 두꺼운 널빤지를 놓고 독을 놓으면 구들이 더워도 온기(溫氣)가 오르지 못하여 좋으니, 무릇 술을 다 이렇게 한다.

 

이 문구에서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곳"의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설명대로라면 광이나 창고가 아닌 구들이 있는 방에서 빚으라는 뜻이며, (너무 추울 때는) 난방을 하기도 하는 방이라 볼 수 있겠다.

술은 김이 나가면 변한다. (술그릇을) 땅에 놓으면 땅기운에 술맛이 변하니 평상에 높이 얹어 두고 자주 옮기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내가 술을 빚은 뒤 술덧의 발효가 다 끝난 이후에는 술독 뚜껑을 열지 않았던 이유도 술독을 열어 내 가득 찬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빠져나오고 산소가 유입되면 술이 변질될 수도 있다는 나의 가정을 토대로 하고 있었는데, 이 문구도 같은 설명을 하고 있다.

멥쌀 고두밥을 매우 무르게 찌는 방법

고두밥을 무르게 찌는 방법에 대해 다른 자료에서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찾아보니 농진청에서 발간한 "풀어쓴 고문헌 전통주 제조법"는 삼해주를 설명하면서 멥쌀을 매우 무르게 찌는 방법을 "멥쌀을 매우 무르게 찌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을 골고루, 계속 뿌리면서 찐다"라 설명하고 있다.

살수를 냉수로 하는 것이 아니라 팔팔 끓는 물로 하는 방법으로 보이는데, 냉수로 살수 후 꺼내서 탕혼하는 것 보다 차라리 이 방법이 더 편하고 호화도도 더 높을 것 같다.

이 방법을 쓰게 되면 찜기 무게, 찜판 무게, 시루보 무게 등 고두밥을 제외한 무게를 고두밥 찌기 전에 미리 측정해뒀다가 찌고난 직후의 무게를 재는 등 무게 측정에 신경을 써서 그 데이터를 기록으로 남겨야할 것 같다.

이 방법을 쓸 것인지, 냉수로 살수 후 탕혼을 할 것인지는 고두밥 찌기 전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그림.15] 풀어쓴 고문헌 전통주 제조법 중 음식디미방의 삼해주 스무 말 빚기 의역

 출처: [참조.10] 풀어쓴 고문헌 전통주 제조법, https://www.rda.go.kr/download_file/act/bookcafe067.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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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02.일.16:00 → 수곡 시작

  • 술독으로 사용할 5L 페트병을 비롯하여 사용할 도구를 소독해둠.
  • 밀가루 400g, 누룩 500g, 냉장고에서 꺼낸 찬 생수 868g을 계량하고, 냉장고에서 꺼낸 찬 생수 2L 1병을 더 준비함.
  • 믹싱볼에 물 868g에 넣고 밀가루 400g을 풀고 수동 거품기로 잘 저어 풀어줌.
  • 물 1L를 더 넣고 다시 거품기로 밀가루를 풀어줌.
  • 어제 준비한 누룩 중 고운체로 거른 338g, 중간체로는 걸렀지만 고운체로는 걸러지지 않은 누룩가루를 추가해서 500g 맞춤.
  • 믹싱볼에 누룩도 넣고 거품기로 잘 저어 풀어줌.
  • 수곡을 술독에 넣고 믹싱볼은 남은 물 1L로 잘 헹궈 수곡을 술독에 모두 넣음. (이 과정에서 조금 흘림.^^;)
  • 술독에 거품기를 넣고 거품이 나도록 2~3분간 강하게 저어 용존 산소량을 늘려줌.
  • 술독 입구는 면포로 덮고 고무줄로 묶어둠.
  • 수곡을 담은 술독 무게는 3,961g
  • 술독에 품온 센서를 장착 후 보쌈해서 발코니에 둠.
[그림.16] 수곡을 담은 술독

2025.02.03.월.00:00 (수곡 +8시간)

  • 품온 9.9℃, 발효공간 9.0℃
  • 품온이 안정화됐다.
  • 온도 센서가 급변하는 온도에 둔감하게 하려고 온도 센서에 비닐을 여러 겹 동여매뒀더니 발코니 기온 측정하면서 안정화되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2025.02.03.월.09:00 (수곡 +17시간)

  • 품온 8.9℃, 발효공간 6.9℃
  • 오늘 아침 최저기온이 -5℃쯤 되는 것 같던데, 발코니의 최저온도는 6.4℃였다.
    참고로, 예전에 아침 최저기온이 20℃를 찍었던 날도 발코니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는 않았었다. (발코니에 둔 생수병이 얼지 않았음)
  • 음식디미방의 삼오주 주방문엔 "정월 첫 오일(午日)에 밀가루 7되와 좋은 누룩 7되를 냉수 4동이에 잘 섞어 항아리에 넣은 후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곳에 놓는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술독을 아예 실외에 두지도 않았고, 실내에 두지도 않고, 발코니에 뒀으니 조선시대의 설명 기준으로는 제대로 놓은 것이 맞겠지?^^;
    술 빚는데 실패하더라도 기록해둔 일지에서 실패 원인을 추정하여 개선 후 다시 빚으면 되니 난 술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리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해봐야 실패에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공부하면서 내 경험이 더 쌓인다.

2025.02.04.화.00:00 (수곡 +1일 8시간)

  • 품온 6.9℃, 발효공간 3.1℃
  • 10분 전 기준 기상청 앱 기준 실외온도 -7.4
  • 내일 날씨 예보는 아침 최저 -12℃(체감 -19℃), 낮 최고 -5℃다.
  • 이번 주 내내 계속 영하인 채로 유지하다 다음주부터 조금씩 풀릴 예정이란다.
[그림.17]

2025.02.04.화.09:00 (수곡 +1일 17시간)

  • 품온 5.1℃, 발효공간 1.5℃
  • 발코니 기온이 1.5℃까지 내려옴.
    이번 주 내내 춥다니 비슷한 수준일듯.

2025.02.05.수.00:00 (수곡 +2일 8시간)

  • 품온 3.2℃, 발효공간 0.9℃

2025.02.05.수.09:00 (수곡 +2일 17시간)

  • 품온 2.1℃, 발효공간 0.7℃
  • 품온이 너무 낮아서 효모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을 것 같다.
  • 실내와 발코니를 왔다갔다 하며 품온을 조금 올려줘야하나 싶기도 하다.

2025.02.05.수.23:00 (수곡 +3일 7시간)

  • 품온 1.7℃, 발효공간 0.8℃
  • 품온이 너무 낮아 좀 데워주려고 술독을 실내로 들여옴.
  • 들여온 김에 수곡을 거품기로 저어줬다.

2025.02.06.목.08:30 (수곡 +3일 16시간반)

  • 품온 7.7℃, 발효공간 18.7℃
  • 다시 발코니로 원위치.

2025.02.07.금.20:22 (수곡 +5일 4시간반)

  • 품온 3.9℃, 발효공간 0.0℃
  • 발효공간 온도가 0.0℃에 도달했다고 알람이 왔다.
[그림.18]
  • 이번 주 실외 기온은 예보대로 하루 종일 영하다.
    현재 실외 기온은 -9.3℃ 란다.
    다음 주 화요일 오후부터 강추위가 좀 누그러들거란다.
[그림.19]

2025.02.07.금.23:10 (수곡 +5일 7시간)

  • 품온 3.4℃, 발효공간 -0.4℃
  • 오늘 밤도 강추위인데다 품온이 너무 내려와서 술독을 실내로 들였다.

2025.02.08.토.14:28 (수곡 +5일 22시간반)

  • 품온 10.4℃, 발효공간 14.8℃
  • 다시 발코니로.

2025.02.10.월.17:50 (수곡 +1주 1일 2시간)

  • 품온 4.8℃, 발효공간 6.7℃
  • 오늘부터 날이 좀 풀리기 시작해서 그런지 발코니 기온이 꽤 올랐네.

2025.02.12.수.00:00 (수곡 +1주 2일 8시간)

  • 품온 5.9℃, 발효공간 6.0℃
  • 발코니 온도가 조금씩 오르고 있고, 품온도 같이 조금씩 오르는 중이다.
    이번 주말에 덧술하기 전 품온을 조금 더 올리려고 술독을 실내로 들였다.
  • 수곡 상태를 살펴보니 누룩은 가라앉았고 위엔 맑은 수곡이 떠 있다.
    술독을 툭툭 쳐보니 맨 아래층에서 기포가 몇 개 올라온다.
    가라앉은 누룩 속에도 기포가 드문드문 자리잡고 있다.
    즉, 누룩 속의 효소가 밀가루를 당류로 당화시키고 효모가 이를 먹고 약간의 증식 또는 발효를 했기 때문에 기포가 발생했을테다.
    수곡의 냄새를 맡아보니 누룩 냄새와 곡물 냄새가 날 뿐, 좋지 않은 다른 냄새는 나지 않는다.
    이럴 때 현미경이 있다면 수곡하는 동안 효모가 얼마나 활성화되었고 출아하며 증식하고 있는지 눈으로 관찰해볼 수 있을텐데, 난 현미경을 갖고 있지 않아 아쉽다.
    수곡 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와 유분으로 추정되는 얇은 막이 떠 있다.
    일단 그냥 뒀는데, 밑술 할 때 좀 자세하게 봐서 건져내던지 해야겠다.
(왼쪽부터) [그림.20] 수곡한지 9일 지난 수곡의 옆면, [그림.21] 수곡의 윗면
  • 느리더라도 효소와 효모가 활동을 하고 있다면 효모가 증식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할테니 수곡을 거품기로 빠르게 저어줘서 거품을 내줬다.
[영상.1] 수곡을 거품기로 빠르게 저어주는 모습

2025.02.12.수.09:15 (수곡 +1주 2일 11시간)

  • 품온 12.6℃, 발효공간 20.7℃ 
  • 밤 사이 품온이 꽤 올라서 다시 발코니로 옮김.

2025.02.14.금.00:00 (수곡 +1주 4일 8시간)

  • 품온 8.0℃, 발효공간 6.7℃ 
  • 전반적으로 의도한 바와 같이 평균 품온 추이는 느리게 우상향 하고 있다.
    품온이 원하는 수준보다 너무 떨어지면 다시 올리고, 또 다시 천천히 낮추면서 관리하고 있다.

2025.02.14.금.00:00 (수곡 +1주 4일 8시간)

  • 품온 8.0℃, 발효공간 6.7℃ 

2025.02.17.월.18:50 (수곡 +2주 1일 3시간)

  • 품온 9.4℃, 발효공간 8.6℃ 
  • 밑술 전 수곡 상태를 점검해보니 상태는 괜찮아 보인다.
  • (나중에 고두밥을 찐 후 술독을 덮은 면포를 열어 확인해보니) 수곡이 부패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했다.
  • 내년에 삼오주 스타일로 겨울 삼양주를 다시 도전한다면 수곡을 불려둔 후 건드리지 말아야겠다.
(왼쪽부터) [그림.22] 수곡한지 9일 지난 수곡의 옆면, [그림.23] 수곡의 윗면 (술독 밖에서 본 모습)

수곡의 품온 추이

[그림.24] 수곡의 품온 변화 그래프

밑술 (진행중)

밑술 준비

더보기

2025.02.17.월.11:00

  • 멥쌀 3.333kg 씻어둠.

2025.02.17.월.19:00

  • 8시간 불린 뒤 헹궈서 물 빼기 시작.

2025.02.17.월.20:51

  • 고두밥 올리고 강불로 찌기 시작

2025.02.17.월.21:06 (찜 +15분)

  • 한김 올라오길래 중불로 낮춤.

2025.02.17.월.21:26 (찜 +30분)

  • 고두밥 전체를 고루 뒤집어줌.
  • 고두밥 맛을 보니 벌써 거의 다 익었다.
  • 이번엔 필요 시 냉수 살수도 하고 끓는 물 뿌리는 탕혼도 하려 했었는데, 고두밥 익힘 정도를 보니 냉수 살수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패스했다.
    역시 찜기 1칸만 쓸 때 고두밥이 더 잘 쪄진다.
    2층으로 쌓아 올리면 2층은 효율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 (그렇다 해서 안 쪄지는 것은 아니지만)

2025.02.17.월.21:36 (찜 +40분)

  • 고두밥에 팔팔 끓는 물을 붓기 전에 찜기 통째로 무게를 재보니 7.50kg
  • 고두밥을 찜솥 위의 찜기에서 강불로 찌고 있는 상태에서 팔팔 끓는 물 2L를 고루 부어 탕혼하여 진 고두밥을 지어봄. (처음 해봄)
  • 물 중에서 일부는 고두밥 아래의 찜솥으로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2025.02.17.월.21:56 (찜 +1시간)

  • 고두밥을 갓 쪄낸 후 찜기 무게를 재보니 8.19kg.
  • 고두밥을 양푼에 덜어낸 후 찜기, 찜판, 시루보, 뚜껑의 무게는 2.76kg.
    (그 당시에 잰 것이 아니라 몇 시간 후 뒤늦게 재서 시루보의 수분이 증발한 상태라 실제 무게보다 작게 측정한 오류가 있음)
    즉, 끓는 물을 부었을 때 증가한 무게는 690g. (측정 오류를 감안하면, 실제 무게는 이 보다 덜 증가했다 볼 수 있음)
  • 살수 및 탕혼 할 때 물을 잘 빠지게 하려고 평소 쓰지 않는 폴리에스터 밥보자기를 썼더니 역시나 예전 경험처럼 이 밥보자기는 고두밥 아랫 면이 질어지는 경향이 있다.
    단, 탕혼으로 인해 질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 이후 양푼에 고두밥을 덜어내 한 김 날린 뒤 무게를 재보니 6.06kg
    양푼 무게는 924g이므로 고두밥 무게는 5.136kg
  • 고두밥을 먹어보니 다 익었다.
    그런데, 진 고두밥이라 하기엔 별로 질어 보이지 않아 끓는 물 1L를 더 넣고 저어주며 탕혼 후 저어주며 한 김날렸다.
  • 한 김 날린 뒤 무게를 재보니 6.68kg
    양푼 무게는 924g이므로 고두밥 무게는 5.756kg
  • 고두밥 무게 변화 요약 (용기 무게 제외)
    A = 고두밥 찌다 살수하기 전: 4.74kg
    B = 고두밥에 끓는 물 붓고 나서 더 찐 후: 5.43kg (A 대비 증가한 수분 = B - A = 690g, 쌀 무게 대비 20.7%)
    C = 양푼에 덜어내고 한 김 날린 후: 5.136kg
    D = 양푼에서 탕혼 1L 한 후: 5.756kg (C 대비 증가한 수분 = D - C = 620g, 쌀 무게 대비 18.6%)
    단, A와 B를 측정하는 기준인 "찜기 + 시루보"의 무게를 뒤늦게 측정했기 때문에 시루보의 수분이 증발하여 무게가 적게 측정되었으므로 이를 감안한다면 A와 B의 무게는 증발한 수분만큼 줄일 필요가 있음.
    즉, A와 B사이의 수분 변화는 유의미하고, C와 D사이의 수분 변화도 유의미하지만, B와 C 사이의 무게 변화는 측정 오차가 큼.
  • 밑술의 온도와 무게를 감안해서 고두밥을 60℃까지만 식혔다.
  • 밑술의 옆모습만 봤을 땐 문제 없어보였는데, 술독을 열어보니 술독 옆면이 잡균에 오염되었고, 심지어 냄새도 부패된 냄새가 난다.
    쌀 씻기 전에 미리 확인했었으면, 밑술을 하지 않았을 정도다.
    수곡한지 10일차에 두번째로 수곡을 저어줬는데, 아마 그 때 오염되었을 것 같다. 
    밑술 진행 상태를 봐서 이번 술을 더 진행할지 버릴지 판단해야할 것 같다.
    하지만, 밑술에서 이미 부패된 냄새가 나는 상태이므로 지금 현재의 내 판단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술은 현재 기준으로 99% 실패한 술이다.
    아쉽지만 삼오주 스타일의 삼양주는 내년에 다시 시도해봐야겠다.

    밑술용 고두밥을 다 식힌 후에야 수곡이 실패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일단 이 실패한 수곡으로 밑술을 만들고 발코니에 내어놓은 뒤 품온의 변동 상황을 지켜보는 실험용으로나 써야겠다.
  • 수곡을 고두밥에 붓고 고두밥을 풀어준 후 술독에 안쳤다.
    이번엔 평소와 달리 뚜껑을 닫았는데, 그렇다 해서 꽉 잠그진 않았다.
[그림.25] 수곡의 벽면이 잡균에 의해 오염된 모습

밑술 발효

더보기

2025.02.17.월.22:30 → 밑술 안침

  • 품온 34.7℃, 발효공간 25.0
[그림.26] 밑술

2025.02.19.수.16:00 (밑술 +1일 17시간반)

  • 품온 14.9℃, 발효공간 8.3
  • 이미 실패한 술이지만, 재료가 투입되었으므로 이런 경우의 품온 변화 데이터는 남긴다.
    실패했다고 바로 버리면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경험할 기회를 버리는 셈이다.
  • 예상대로 품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 술덧을 안쳤을 때 품온은 34.7℃로 내가 목표했던 35~40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이 온도 대역으로 목표 품온을 잡았기에 고두밥에 탕혼한 뒤에 목표 온도까지 식게끔 십분 남짓 계속 저어주며 식혔다.
    원랜 60℃까지만 식히려했는데 조금 더 식어서 57℃로 식었다.
    이후 수곡을 열어봤는데 수곡이 잡균에 오염되었길래 멘붕이 왔고, 어차피 고두밥을 다 만들었으니 밑술을 안치기로 결정했다.
    멘붕이 온 상황에서 시간이 좀 지체되었고, 결국 목표한 품온보다 찔끔 낮은 수준의 밑술이 완성되었다.
    수곡과 함께 고두밥을 섞은 뒤 고두밥을 풀어주고 술독에 안치니 술덧의 품온은 34.7℃가 되었다.
    고두밥의 무게, 고두밥의 중심부 품온, 고두밥의 주변부 품온, 준비한 수곡의 무게, 수곡의 품온, 작업 공간의 실내온도 등 이런 요소들을 적당히 고려하여 잡은 고두밥 목표 온도는 60℃였다.
    원래 계획대로 고두밥 온도를 60℃로 식히고 밑술에서 멘붕이 오지 않았다면 목표 품온인 35~40℃ 수준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 이는 간단한 이치다.
    0℃의 찬물 1L가 담긴 2L 용기에 팔팔 끓는 100℃의 물 1L를 섞으면 약 50℃가 조금 못미치는 온도가 될테다.
    찬물이 담긴 용기 온도와 실내온도가 50℃ 보다는 낮을 것이고, 섞는 동안에도 물은 더 식을테니까 두 물의 온도의 중간 지점인 50℃가 아니라 50℃ 보다 조금 낮은 온도가 될테고,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더 식을테다.
    내 경우엔 술독이 페트병이니 고두밥을 좀 더 식힌 것이고, 옹기항아리였으면 고두밥을 좀 덜 식혔을 것이다.
    이처럼 사용할 술독의 소재와 무게 및 온도까지 감안해야할 것이다.
    냉동실에서 꽁꽁얼린 두툼한 1L 내열유리 용기를 20℃의 실내에 꺼내놓고 팔팔 끓는 물 100mL를 부으면 그 물은 금방 식을테다. (내열유리 용기가 이 정도의 열충격을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이처럼 용기의 크기와 온도도 내용물의 품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내가 참고한 주방문은 멥쌀 15말(약80kg) 용량의 술이다.
    이 술을 빚으려면 수십kg 짜리 크고 무거운 옹기항아리를 썼을테고, 그 옹기항아리의 온도는 수곡의 온도와 같은 낮은 온도였을테다.
    음력 정월의 아직 추운 날씨에 부뚜막에서 5말의 고두밥을 찐 뒤 술독이 있는 방까지 여러 번 나눠 퍼 나르는 동안 자연적으로 조금 식을테다.
    이것 까지 감안하더라도 술독에 넣을 땐 여전히 꽤 뜨거울테지만 수곡와 술독의 낮은 온도에 의해 금방 식어 결국엔 40℃ 이하로 식었을 것 같다. (나의 상상)
    술을 빚기 전에 고전주방문에서 설명하는 문구 하나하나를 곱씹어보며 그 시절엔 어떻게 술을 빚었을지에 대해 상상해봐야하는 이유다.
    나는 지금처럼 겨울 술을 빚을 때 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평소에도 이런 사실 정보와 정황 정보를 조합하여 목표 품온을 잡고 고두밥 식힐 온도를 결정하고 있다.
    내가 빚는 술 대부분은 특정 주방문을 따라 빚어보기 보다 내가 구상한 실험을 하기 위해 빚기 때문에 내 맘대로 그 온도를 정한다.
    그 정확도가 매우 높은 것은 아니지만 대략 크게 다르지 않는 수준으로는 맞추는 편이다. (가끔 너무 대충 하다가 실수도 하지만...^^;)

2025.03.02.일.16:00 (밑술 +1주 5일 17시간반)

  • 실패한 술이라 중밑술을 하진 않을테지만, 예정된 날이라 점검을 해봤다.
  • 외관상으론 전혀 오염되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니 부패한 시궁창 악취에서 아세톤향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아세톤향이 꽤나 진하다.
    내가 주발효시킬 땐 대체로 아세톤향이 나더라도 그리 오래 나지는 않고 곧바로 풋사과향(아세트알데히드)이 우세하도록 바뀌는 편인데 이번엔 아세톤향이 너무 강해 다른 향은 느낄 수 없었다.
    물론, 평소 주발효 땐 호기성 환경이지만 지금은 혐기성 환경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품온 체크하느라 품온 케이블 씹히는 문제 때문에 술독을 꽉 잠그지는 않았지만 뚜껑을 위에 덮어둔 채로 둠)
    케이블 씹히는 문제도 굳이 해결하려면 실리콘 마개 사서 구멍 뚫어 술독 뚜껑 위의 작은 뚜껑을 통해 케이블을 넣으면 되긴할텐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
    어차피 난 에어락을 쓰지도 않을 정도로 느슨한 혐기성 환경에서 술을 빚으니까.
[그림.27]
  • 술덧 표면은 살짝 건조해진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균에 점령당하진 않았다.
    아마 술덧 표면을 이산화탄소가 덮고 있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림.28]
  • 더 이상 이 술을 진행하지는 않을테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대로 좀 더 두면서 어떻게 변하는지 가끔 살펴볼 예정이다.

2025.03.10.월.00:10 (밑술 +2주 6일 2시간반)

  • 품온 17.1℃, 발효공간 12.7℃
  • 지난 주에 비해 좀 더 발효가 진행되었다.
  • 외관상으론 전혀 오염되지 않았다. 
    지난 주엔 아세톤향 밖에 나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풋사과향이 좀 섞였다.
    만약 수곡에서 잡균의 형체와 부패된 냄새를 맡지 못했다면 지금 상황만으로는 정상적으로 발효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다.
  • 그런데, 멥쌀 100%인 술덧의 발효 진행 상황이 아밀로스 함량이 낮은 품종인 백진주 품종을 썼을 때 처럼 멥쌀보다 찹쌀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이 쌀은 이번에 처음 써보는 새청무 품종이고, 아밀로스가 18% 수준인 멥쌀이다.
    다음 주말엔 이 쌀로 밥을 지어 밥맛이 어떤지 직접 먹어봐야겠다.
  • 밑술 초반에 발효환경 온도가 10 이하였는데, 이 때문에 발효 진행이 너무 느렸던 것 같다.
    이런 발효 진행 상황을 보니 술을 빚기 전에 일정을 딱 정해서 진행하는 것 보다 술덧의 발효진행 상황을 봐 가며 일정을 가변적으로 잡아도 될 것 같다.
    내년에 삼오주 스타일로 겨울 삼양주를 다시 도전한다면 술독의 단열을 좀 더 해주고 발효 환경 온도는 밑술 기준으로 15℃ 수준이 좋을 것 같다.
    밑술을 안친 후 하루 정도는 실내에서 발효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좌)[그림.29] 술덧 옆면, (우)[그림.30] 술덧 표면

2025.03.22.토.11:00 (밑술 +4주 4일 11시간반)

  • 품온 13.6℃, 발효공간 16.5℃
  • 열흘 전에 비해 발효가 꽤 많이 진행되었다.
    옆면에 층분리된 부위가 꽤 높이 올라왔다.
  • 술독 뚜껑 열고 확인해보니 술덧 표면은 전혀 오염되지 않았다.
    아세톤 향, 풋사과 향은 이제 없다.
    알코올 향이 꽤 나고, 약한 신 향이 난다.
  • 수곡에서 부패된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 잘 발효되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다.
    이번 술은 부패된 장면을 봤으므로 조만간 맛을 보지 않고 폐기할 예정이다.
    이런 온도의 환경에서 술을 발효시킬 때 진행되는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고 내년엔 비슷한 환경에서 술을 빚을 때 그 기록을 참고하기 위함이다.
  • 내년엔 이 술을 페트병이 아닌 식깡이나 옹기항아리에 안쳐 발코니에서 빚어볼까 싶다.
(좌)[그림.31] 술덧 옆면, (우)[그림.32] 술덧 표면

 

품온 추이 그래프

  • 2025.02.02.일.16:00 → 수곡: 품온 8.7℃, 발효공간 17.9℃, 술독무게 3.961kg  
  • 2025.02.17.월.22:30 (수곡 +2주 1일 6시간반) → 밑술 발효: 품온 34.7℃, 발효공간 25.0℃, 술독무게 10.09kg

(좌) 수곡의 품온 그래프, (중) 밑술의 품온 그래프 #1, (우) 밑술의 품온 그래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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