멥쌀:물:누룩 = 6:8:0.6:0.3kg = 100:133:10 (무게비율) 급수비율 130% 이상은 처음 빚어보는데, 그게 하필 멥쌀 단양주라니! 밀가루는 의도적으로 뺀 것이 아니라 까먹고 빠뜨렸다.
재료 설명
멥쌀: 저번 주에 새로 구매한 상등급 알찬미 올해 햅쌀이다. 특징은 단백질 함량이 5.6%로 낮단다. 구매한 가격은 20kg 1포대 69,300원, 배송료 6,000원 별도, 총 75,300원이다. 아직 햅쌀 품종이 많지는 않아 선택의 폭이 좁은 상태라서 찹쌀 구매할 때 이용하는 단골 노은정미소에 햅쌀이 있길래 냉큼 구매했다. 직전 37번 술에서 8kg 썼고 이번 술에서 6kg 쓰면 이제 6kg 남는다. 구매처:https://smartstore.naver.com/noeun_ricemill/products/9280048910
누룩: 진주곡자(아리흑밀) 600g (올 봄에 구매하여 냉장보관하던 것을 쓰기 전날 실온에 꺼내놨다 씀)
누룩을 홈밀멧돌로 분쇄 올 여름 당근에서 단돈 29,000원에 영입한 홈밀멧돌이다. 3단계로 분쇄하니 꽤 곱게 분쇄되기는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거린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록 멧돌에는 마찰열이 발생해서 멧돌 케이스 옆면을 만져보면 미지근한 온도를 넘어 따뜻해지려 한다. 분쇄된 누룩을 만져봐도 따뜻하다. 이렇게 계속 갈다가는 효모를 비롯한 미생물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중간 중간 쉬면서 입자를 조금 더 크게 4단계로 조절해서 나머지를 다 갈았다. 누룩 600g 분쇄하는데 중간중간 조금씩 쉰 시간 포함해서 대략 20분쯤 걸린 것 같다. 다음에는 처음부터 5단계 쯤에서 시작해봐야겠다.
홈밀멧돌 청소는 쉽다. 홈밀멧돌은 습식 분쇄도 가능하므로 싱크대 옆으로 가져가서 물을 부으면서 갈면 된다. 그 이후 분해하여 헹구고 잘 말리면 된다.
2025.10.11.토.13:00 (고두밥 찜)
삼베 시루보를 수도물에 적신 후 꽉 짜고 탈탈 털어 수분을 최대한 제거해서 준비.
5되 찜기 1칸에 삼베 시루보를 깔고 불린 멥쌀을 다 넣고 자투리 시루보는 멥쌀 위에 켜켜이 덮음.
(+0분) 강불로 고두밥 찌기 시작.
(+20분) 밥 냄새가 나기 시작해서 중불로 낮춤.
(+45분) 약불로 낮춤.
(+60분) 먹어보니 거의 다 익었는데 조금 더 익혀야할 것 같아 10분 더 약불로 찜.
(+70분) 불 끔. 10분간 뜸 들임.
(+80분) 종료.
2025.10.11.토.13:00 (고두밥 탕혼)
고두밥 찌는 중 다른 냄비에 생수 6L 끓이기 시작.
스텐 양푼에 고두밥을 모두 덜어냄.
고두밥에 끓는 생수를 모두 붓고 고루 저어줌.
중심부에 품온 센서 장착 후 뚜껑 덮어 천천히 뜸들이며 식힘.
2025.10.11.토.19:00
고두밥의 품온을 40℃ 수준으로 식힌 후 누룩 가루와 함께 치댄다.
20분 정도 치대다보니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 전분가수분해를 위해서는 수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두밥은 이미 모든 수분을 흡수하여 팽윤된 상태라 고두밥이 흡수한 수분 외에는 수분이 거의 없다. 계획을 바꿔야했다. 냉장고에 있던 생수 2L를 술덧에 부어주고 다시 치대서 한 30분 정도 치댔더니 그나마 고두밥 표면에 수분이 좀 생겼다.
술독에 술덧을 안쳤을 때의 무게는 16.12kg이다. 술독 무게가 424g이니 술덧 무게는 15.70kg이다.
술독 입구를 제외한 술독 옆면 전체에 다운패딩을 입힌채 보냉백으로 옆면을 모두 감싼다. 술독 입구는 면포를 씌우고 고무줄로 동여매고, 그 위에 무릎담요를 덮어준다.
술덧이 더 마르기 전에 우선 액화부터 빨리 진행되야 할텐데... 술덧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술덧 내부에 빈 공간이 적게끔 꾹꾹 눌러 남았다. 술덧 내부에 빈 공간이 많으면 그 공간의 고두밥들이 열에 의해 건조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술덧이 건조해지면 효소가 전분가수분해할 때 필요한 수분이 부족한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림.1] 주발효 시작
2025.10.12.일.12:18 (+16시간)
품온 30.3℃, 발효공간 온도 25.8℃
술덧이 꽤 부풀었다.
술독 가장자리에는 거품도 있고, 술독 아래 쪽에도 술덧 내부에 빈 공간이 생겼다.
술덧을 저어줄까 하다 일단 오늘 정오 때는 저어주지 않았지만, 저녁엔 산소 공급을 위해 저어줘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술독 입구에 귀를 대보니 술덧에서 기포 터지는 소리가 간간이 나지만, 매우 미약하고, 미지근한 온기가 느껴진다.
술덧에서 약간 쉰 냄내와 함께 신 냄새도 난다.
오늘 새벽까지는 품온이 29.8℃까지 서서히 떨어지다 다시 서서히 오르고 있다.
[그림.2] 발효중인 술덧의 옆면
2025.10.12.일.22:13 (+1일 2시간)
품온 30.6℃, 발효공간 온도 26.3℃
이제 꽤 당화 진행되어 술덧이 상당히 묽어졌다.
효모 증식을 위해 저어주는 편이 나을 것 같아 보여 소독한 손을 넣어 바닥까지 고루 저어줬다.
술덧의 맛을 보니 고두밥의 곡물 맛이 가장 먼저 느껴지고 당화된 당류의 맛이 뒤 따른다. 의외로 신맛은 뒤에 살짝 나는 둥 마는 둥 하다. 쉰 냄새가 찔끔 나긴 하지만 쉰 맛은 느껴지지 않는데, 발효가 진행되면서 없어질테다.
품온은 천천히 떨어지고 있다. 이제 효모가 술덧 용량 대비 적당히 증식했을 것 같으니 슬슬 품온이 다시 반등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오늘? 내일? 단양주다보니 효모 증식이 너무 지체되면 신맛이 너무 강해질 수도 있을텐데... 상황봐서 안되겠다 싶으면 찹쌀 고두밥 덧술이나 좀 해 넣지 뭐.^^;
술덧을 어제 저어주고나서 기포가 다 빠져 가라앉았었는데, 다시 끓어올랐다.
오늘은 국자로 저어줄 수 있을 정도로 묽어져서 국자로 저어줬다. 이제 술덧이 건조해질 우려는 없어 보이며, 아직까진 품온도 낮지 않아 당분간 윗막지가 생길 우려도 없어 보인다.
술맛을 보니 어제 보다 곡물 맛이 줄고 단맛이 늘고, 신맛도 좀 늘었다. 아직 술맛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니 호기성 환경에서 효모가증식하며 젖산균이 젖산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기대해본다.
품온이 반등했다.ㅎㅎ 품온이 반등했다는 것은 효소가 당화시킨 당류를 호기성 환경에서효모가 먹고 증식하면서 만들어내는 열 에너지가 술덧의 품온을 높일 정도로 많다는 뜻이다. 즉, 효모가 대량 증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술 끓는 소리가 활발해졌고, 술덧 표면엔 기포가 쏴~ 하며 소나기 내리는 소리를 내며 터지고 있다. 소독한 국자로 술덧을 바닥까지 저어줬다. 술덧의 맛을 보니 곡물 맛은 점점 줄고 있고 단맛은 점점 약해지고 있고 신맛은 점점 늘고 있다. 신맛은 초산의 날카로운 맛이 아닌 젖산의 부드러운 신맛이다.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진행되는 상황 봐서 내일이나 모레 쯤엔 뚜껑 닫고 냉각시킨 후 후발효 시작하면 될 것 같다.
술덧 맛을 보니 단맛과 신맛은 비슷한데, 알코올 맛이 늘었다. 어제 밤에 저어주고 나서 좀 지나서부터 과일향(주로 풋사과향)이 나고 있다. 이제 쉰 냄새와 쉰 맛은 거의 없어져서 나는 둥 마는 둥 하다.
이제 저어주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상황 봐서 빠르면 오늘 밤이나 늦어도 내일 아침에는 얼음물에 담궈 냉각시키면 될 것 같다.
[그림.10] 발효중인 술덧의 옆면
2025.10.16.목.00:00 (+4일 4시간)
품온 33.6℃, 발효공간 온도 24.6℃
술맛은 곡물 맛은 이제 거의 없어지고 단맛도 점점 줄고 있다. 신맛은 내 의도 보다는 아직까진 적지만 그렇다 해서 신맛 자체가 적은 것은 아니며 부드러운 젖산의 신맛이다. 알코올 도수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상큼한 과일향은 조금 줄었다.
품온이 정체하고 있다. 4일 넘게 주발효해서 지금 상태에 도달했고, 신맛은 조금 더 내고 싶으니 내일 아침에 냉각시키면 될 것 같다.
[그림.11] 발효중인 술덧의 옆면
2025.10.16.목.09:30 (+4일 13시간반)
품온 33.4℃, 발효공간 온도 24.9℃
품온은 정점을 찍고 서서히 내려오고 있다.
술덧의 높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술덧은 이제 많이 당화되어 매우 묽은 상태다.
이제 술덧에서 신 냄새도 조금 나기 시작한다. 맛을 봐도 신 맛이 조금 더 늘었다.
절반의 실패를 안고 시작했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지금까지는 괜찮다. 급수비율이 133%나 되므로 잔당은 점점 줄어 단맛이 별로 없을 정도까지 줄어들 것 같다. 신맛은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있고, 난 오히려 그러기를 바란다. 알코올 도수는 단양주 치고는 꽤 높게 나올 것 같다.
이제 품온 센서를 빼고 술독 뚜껑을 잠근 뒤 얼음물에 통 째로 담궈 냉각 시작한다.
이번 술은 급수비율이 133%나 되므로 후발효도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다음 주말 쯤엔 술을 거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